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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조씨 고려대 명예교수직 자진 사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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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일본의 한국 식민지화를 미화해 파문을 일으켰던 한승조(75)씨가 6일 사과문을 발표하고 고려대 명예교수직을 자진 사퇴했다.

한씨는 일본의 우익 성향 월간지 '세이론(正論)' 4월호에 "일본의 한국에 대한 식민지 지배는 불행 중 다행이며 오히려 축복해야 할 일"이라는 요지의 글을 기고했었다.

한씨는 이날 중앙일보에 보내온 '사과의 글'에서 "기고한 글에 적절치 못한 단어와 표현이 있어 그로 인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책임을 깊이 통감해 고려대학교 명예 교수직을 사임하며, 향후 모든 대외활동을 삼가겠다"고 밝혔다.

고려대 재학생과 동문들은 한씨의 기고문을 놓고 "건학 100주년을 맞은 '민족 고대' 이미지가 흐려졌다"며 한씨의 자진 사퇴를 요구해왔다.

한씨는 1967~95년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등을 지낸 뒤 바로 종신직인 명예교수에 임명됐다.

한씨가 소속된 자유시민연대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자유민주국가라도 나라와 민족을 억압한 일제 식민지를 미화하는 자유까지 보장받을 수는 없다"며 한씨의 회원자격 박탈과 지도부 동반사퇴를 촉구했다. 앞서 한씨는 4일 공동대표직을 자진 사퇴했다.

한편 군사평론가이자 보수 논객인 지만원씨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한승조 교수에 돌 던지지 말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일본의 선진화된 과학기술과 지식과 절제로 훈련된 정신은 잠자던 조선인들에게 커다란 자극이 됐다"며 한씨의 주장을 지지했다.

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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