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C(동양방송) 시간여행] 16회 불량식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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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 꽃게, 멜라민 분유, 기생충 김치... 중국산 식품에 대한 안좋은 기억들이지요. 한국도 물자가 부족하고 위생 관념이 투철하지 않았던 60~70년대에는 불량 식품 제조가 꽤 빈번하게 벌어졌던 것 같습니다. TBC 시간여행, 오늘은 한국인의 목숨을 위협했던 불량식품을 소개합니다.

1971년에는 서울 제기천물을 끌어올려 대량으로 막걸리를 만들어온 업자가 구속돼 세상을 놀래켰습니다. 이들은 개천물에 찐 밀가루와 발효제를 넣은 뒤, 소량의 양잿물과 호프, 염색소, 사카린 등으로 맛을 내어 술을 만들어왔지요.

1968년에는 두부 공장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단속이 벌어졌습니다. 무허가 두부 공장에서 두부를 빨리 응고시키기 위해 공업용 백회를 사용한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이 해에는 일명 ‘수구레 사건’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생소하지만, 가죽에서 긁어낸 질긴 고기를 ‘수구레’라고 불렀는데요. 군화용 수입 가죽에서 수구레를 긁어내 노점상 등에 설렁탕 고기로 팔아온 업자가 붙잡혔습니다. 가죽을 물에 불려 부피를 키우고 검은색을 뺀 뒤, 황산에 담가 부드럽게 만들고, 양잿물 처리를 거쳐 중화시켰다고 하니. 먹기에는 이만저만 위험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콩나물을 빨리 자라게 하기 위해 농약 등을 넣는 것은 최근까지도 종종 버젓이 벌어지는 일이지요. 1968년에는 무허가로 농약을 제조해 12개 대규모 콩나물 공장에 공급해 온 업자가 구속됐습니다.

이같은 불량식품 제조는 비단 30~40년 전만의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유명 갈비 체인점에서 가짜 돼지갈비를 판매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안겨줬지요. 양심 불량업자들이 사라져 맛있는 음식을 마음 놓고 즐길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TBC 시간여행이었습니다.

글=심수미 기자
영상=최영기 PD, 차주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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