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Q로 플라크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자’ 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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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안에는 700여 종의 세균이 살고 있다. 침 한 방울에만 약 10억 마리의 세균이 있다. 입 속 세균은 음식물 찌꺼기와 침에 엉겨 붙어 덩어리를 이루는데 이것이 플라크(치태 또는 치면 세균막)다. 플라크는 잇몸을 파괴하는 치주질환의 주범. 대한치과의사협회와 오랄-비가 구강건강을 위해 ‘OQ로 플라크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자’ 캠페인을 3회에 걸쳐 펼친다. OQ는 보건복지부가 조사한 국민구강건강 실태를 바탕으로 개발된 구강건강관리지수. 0점에서 100점까지 5점 단위이며, 건강한 치아 개수와 연령을 입력해 자신의 치아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캠페인 첫 회는 ‘플라크를 알면 치아 건강이 보인다’로 정했다.

플라크는 끈적끈적한 세균덩어리다. 세균이 땀처럼 분비하는 노폐물은 잇몸과 치아에는 독이다. 플라크가 많이 쌓일수록 독소가 많아져 염증을 일으킨다. 칫솔질을 할 때마다 잇몸에서 피가 나거나, 이가 시리고 흔들려서 음식을 제대로 씹을 수 없다. 잇몸이 무너지니 이가 길어져 보이기도 한다. 지난해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7명은 만성적인 치주염 환자다. 특히 40대부터 그 수가 급증했다.

 서울심미치과 김도훈 원장은 “입안에 남은 음식찌꺼기와 침 속 단백질·칼슘 등이 엉키면서 치아 표면에 얇은 막을 만든다”며 “플라크를 제거하지 않으면 산소가 없는 곳을 좋아하는 혐기성세균이 왕성히 활동한다”고 말했다. 혐기성 세균은 산소를 좋아하는 호기성 세균보다 독성이 더 강하다.

 플라크가 침착해 돌처럼 딱딱해진 것이 치석이다. 경희대 치과병원 치주과 허익 교수는 “치석은 세균이 죽은 상태이므로 그 자체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며 “치석이 낀 치아 표면은 정상보다 거칠기 때문에 살아있는 세균덩어리인 플라크가 잘 껴 치주병을 일으키기 쉽다”고 말했다. 플라크는 만들어진 지 4시간이 지나면 딱딱해지기 시작한다. 24시간 뒤에는 치태의 50%가 석회화된 옅은 노란색의 초기 치석이 되다가, 점점 굳어져 갈색 치석이 된다.

 플라크는 칫솔질로 제거된다. 허 교수는 “아무리 물로 입을 잘 헹궈도 플라크는 제거하기 어렵다”며 “반드시 기계적인 자극, 즉 칫솔질을 해야 떨어진다”고 말했다. 하루에 3회, 식후 3분 이내, 3분간 칫솔질 하자는 3·3·3운동이 있지만 지키는 이는 많지 않다. 특히 치아와 치아가 맞닿는 부위나 치아와 잇몸 경계는 잘 닦이지 않는다. 여기에 플라크가 붙으면 잇몸이나 뼈까지 염증이 발생한다.

 우리 몸은 자기 방어능력이 뛰어나다. 치아 때문에 몸속에 세균이 침입하는 것을 방치하느니 치아를 없애는 게 낫다고 판단한다. 치아를 지탱하는 뼈를 무너뜨려 이가 흔들리는 것이다. 이런 반응이 치주염이다. 허 교수는 “치주염은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이라 발병 초기에는 심각성을 잘 모르다가 합병증이 생겨야 병원을 찾는다”고 말했다. 치주염은 잇몸이 붓고, 피가 나기 시작해 치조골을 서서히 파괴한다. 잇몸이 아프다가도 몸 상태에 따라 잠시 휴지기를 갖기도 하므로 나은 것으로 착각하기 쉽다. 김 원장은 “치료시기를 놓치면 치아 뿌리와 이를 지탱하는 뼈가 망가져 결국 이를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올바른 칫솔질과, 6개월~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을 받아야 한다는 것.

 누구나 입안에 플라크가 존재한다. 치아 사이에 숨은 플라크가 굳어 치석이 되지 않도록 하려면 구강건강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잠을 자는 동안 미생물이 가장 활발히 움직이므로 저녁을 먹은 뒤 칫솔질을 했어도 자기 직전에 한번 더 이를 닦는 것이 좋다. 교정을 위해 보철물을 끼고 있거나 치열이 고르지 못하다면 치간칫솔과 치실을 사용해 구석구석까지 신경을 쓴다.

 치석은 치아 표면에 단단히 붙어 있어 칫솔질로 없어지지 않는다. 치과에서는 초음파를 이용해 치석을 제거하고, 기구를 사용해 마무리한다. 스케일링을 하면 치아가 깎여 나가 공간이 생기고, 시리다고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 김 원장은 “스케일링 후 이가 시린 것은 치석 때문에 생겼던 잇몸 염증이 가라앉아 치아 뿌리가 노출된 탓”이라며 “치아가 벌어진 느낌 역시 시일이 지나면 사라진다”고 덧붙였다.

이주연 기자

※숨어 있는 플라크 확인하고 구강 건강검진 받으세요=대한치과의사협회와 오랄비는 ‘플라크 없는 대한민국’의 일환으로 중앙일보 독자 4명에게 최첨단 구강 검진(30만원 상당)을 받을 기회를 드린다. 선정된 독자가 입 안에 숨은 플라크를 확인하는 과정은 ‘건강한 당신’ 지면에 소개될 예정이다. 검진을 원하는 사람은 31일까지 중앙일보 헬스미디어 블로그(jhealthmedia.tistory.com)에 ‘내가 꼭 구강 검진을 받아야 하는 이유’를 남기면 된다. 선정된 4명에게는 오랄비 전동칫솔(20만원 상당)이 경품으로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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