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부차 더 커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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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지난해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소득 격차가 전년보다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4년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전국 가구 중 소득 수준이 높은 상위 20%가 하위 20%보다 소득이 7.35배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위 20%의 월평균 소득은 571만2500원으로 전년보다 6.3% 늘었지만, 하위 20%의 소득은 77만7300원으로 전년보다 4.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상위 20%와 하위 20%의 소득 차이를 보는 '5분위 배율'은 2003년엔 7.23배였다.

전국 가구 중 도시근로자 가구의 5분위 배율은 지난해 5.41로 전년의 5.22보다 0.19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1999년 5.49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통계청은 그동안 도시근로자 가구의 소득 격차만 발표했고, 자영업자와 무직 가구 등을 포함한 전국 가구의 소득 격차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치가 높을수록 소득 분배가 불평등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지니계수는 지난해 전국 가구가 0.344, 도시근로자 가구는 0.31로 전년보다 소폭 상승했다. 일본의 전 가구 대상 지니계수는 99년에 0.301이었고 미국(전 가구)은 2003년 0.462였다. 또 지난해 전국 가구는 월평균 280만6000원의 소득을 올려 230만3000원을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각각 6%와 6.8%가 늘어났다. 총지출 중 소비 지출은 5.4%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세금과 각종 공적연금.이자 상환.교육비 송금 등 비소비 지출은 전년보다 15.3% 증가했다. 세금과 공적연금 등을 뺀 소득보다 소비 지출이 많은 적자 가구는 전체의 28.8%로 전년보다 소폭 줄었다.도시근로자 가구의 경우 지난해 월평균 소득이 311만3000원, 지출은 243만4000원이었다. 지난해 도시근로자 가구의 근로소득 증가율은 5.2%로 99년의 3.2%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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