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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보다 '레이블'…언더그라운드 실력파 발탁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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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얼굴을 숨기는 신비주의 전략, 블록버스터급 뮤직비디오 공세, 혹은 TV 오락 프로그램으로 얼굴 알리기…. 다소 식상하지만 신인을 띄우는 보편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힙합 그룹 '비바 소울'은 이런 공식을 동원하지 않고도 가요 관계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휘성.거미 등을 배출한 기획사 엠보트에서 만든 언더그라운드 레이블 '헝그리 스쿨'의 첫 번째 주자이기 때문이다. 엠보트는 라운지.하우스 등의 장르를 포괄할 레이블 '빅쇼'도 올 하반기쯤 만들 예정이다. 엠보트의 행보는 여러모로 80년대의 동아기획을 떠올린다.

동아기획은 LP시절이던 80년대 대중 음악계 최고 레이블로 꼽혔다. 들국화.김현식.봄여름가을겨울.푸른하늘.빛과 소금 등 언더그라운드에서 실력을 갈고 닦은 뮤지션들을 영입했다. 음악성을 인정받다 보니 발매하는 음반마다 히트했다. 90년대 댄스 음악 전성기가 열리면서 레이블 파워는 빛을 잃었다. 그러나 최근 레이블 시대가 다시 열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엠보트 남궁찬 실장은 "음악성 있는 언더그라운드 뮤지션을 발굴하는 건 음반 시장 불황을 이기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승열.러브홀릭.클래지콰이 등이 소속돼 있는 플럭서스도 비슷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방송보다 라이브 위주로 활동한다. 클래지콰이는 지난해 데뷔한 신인인데도 소리 소문 없이 7만장 이상을 팔았다.

레이블 지명도를 높이기 위한 콘서트.파티도 속속 열리고 있다. 플럭서스는 26.27일 서울 홍대 앞 롤링홀에서 소속 뮤지션들이 모두 나오는 첫 번째 레이블 파티를 연다(1544-1555).

인디 레이블도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카바레 사운드는 25~27일 대학로에서 오!부라더스 첫 번째 단독 콘서트를 연다(02-751-1500). 스위트피(김민규).재주소년.하키가 소속된 문라이즈, 크라잉넛을 배출한 드럭 레코드도 클럽 파티 등으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 레이블(label)이란=특정한 색깔을 가진 음반의 브랜드를 말한다. 음반사 이름 자체가 레이블인 경우도 있으며 한 음반사가 여러 개의 레이블을 보유하기도 한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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