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팬 "그녀의 연기가 보고싶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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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이은주씨의 자살소식이 현해탄 건너 일본에까지 알려지면서 현지 팬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고 이은주씨는 배용준, 이병헌 등 '4대천왕' 만큼의 인기는 아니지만, 일본에서 히트한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일본어 제목:브러더후드)의 히로인 배우로 널리 알려져 있다.

또 한류 열풍으로 이은주씨가 출연했던 영화 '연애소설' 등의 한국영화 DVD가 일본에 널리 보급되면서,일본의 한국영화팬들 사이에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로 인기가 높다. 또한 본지가 지난해말 한국에 와 있는 일본 유학생들을 상대로 선호하는 국내 연예인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이은주씨를 좋아한다는 응답도 상당수 나왔었다.

다음은 한 일본인 팬이 22일 밤 늦게 본지에 보내온 편지다. 13세의 학생이라고 밝힌 일본인은 편지에 '이은주씨의 연기를 더 보고 싶었다'고 쓰는 등 좋아하는 배우를 잃은 슬픔을 담아 보내왔다. 다음은 편지 내용의 일부다.

"안녕하세요. 나는 일본에 사는 13세의 바바 카즈키라고 합니다. 한국어가 잘못되어 있으면 미안해요. 이운쥬(이은주)씨가 돌아가신 것으로 들었습니다. 나는 '영원의 짝사랑'(연애 소설)을 DVD에서 사 봐 이운쥬씨의 연기, 감정 등에 매료되었습니다. 작년말에 나는 이운쥬씨를 만났습니다.(팬미팅일 것이라고 추정) 할 수 있으면 그녀(의 유족들)에게 전언이라도 전해 주세요. 나는 이운쥬씨에게서 최고의 연기를 보았습니다. 나도 언젠가 최고의 연기로 세계를 이리저리 다니고 싶습니다.(이은주씨처럼 훌륭한 배우가 되고 싶다는 뜻) 슬픈 소식을 접하고 곧바로 PC를 열어 충격(과 비탄)의 한마디를 전합니다. 나는 좀더 좀더 당신의 연기가 보고 싶었습니다. 캄사함니다. -일본 바바 카즈키"

일본 언론도 이은주씨의 자살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스포츠신문들은 물론 종합지들도 이 사건을 주요속보로 전했고, 마이니치 신문은 국내 언론의 보도를 인용,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히로인 이은주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그의 신상 및 출연작품,수상경력 등을 자세하게 보도했다.

한편 중국 시나닷컴 등 포털사이트들도 국내 언론보도를 인용해 이은주씨의 자살 소식을 속보로 보도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관련 기사에 '애석하고 안타깝다'는 수백여건의 댓글을 남겨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중국에도 한국 영화, 드라마가 DVD 등으로 많이 보급돼 있어 이은주씨는 영화 '주홍글씨' '연애소설'과 드라마 '불새' 등에서 열연한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로 알려져 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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