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는 이런것" 현대 대역전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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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프로 출범 첫 승리의 주인공은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가 됐다. 지난 8년간 2인자의 설움을 안았던 현대캐피탈이 라이벌 삼성화재 블루팡스에 3-2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0-2에서 끌어낸 믿기 어려운 승리였다. 삼성화재를 상대로 지난해 3월 V투어 챔피언결정 2차전 이후 11개월 만의 승리였다.

▶ 삼성화재의 신진식이 현대캐피탈의 블로킹을 뚫고 강력한 백어택을 날리고 있다. 개막전에는 7200여명의 관중이 꽉 들어차 뜨거운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연합]

프로배구 KT&G 2005 V-리그 첫 날인 20일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은 초만원이었다. 관중들은 삼성화재가 1.2세트를 내리 따낼 때만 해도 맥없는 승부를 예상했다. 하지만 점수가 벌어지면 일찌감치 포기하던 예전의 현대캐피탈이 아니었다. 현대는 3.4세트 들어 고공 블로킹이 살아나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세트에서만도 10개의 블로킹 득점을 올렸다.

현대의 역전극은 세터 권영민과 라이트 후인정이 주도했다. 3세트 들어 수비가 안정되자 권영민은 빠르고 힘있는 토스를 수시로 센터진 머리 위로 올렸고, 이를 신경수.윤봉우가 속공으로 성공시켰다. 삼성 블로커들은 현대의 속공을 막느라 체력 소모가 많았다. 후인정은 31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풀세트 내내 파이팅을 보이며 팀을 이끌었다. 특히 마지막 5세트에서 9-8로 현대가 박빙의 리드를 하던 상황에서 백어택과 블로킹 2개로 3득점을 올리면서 삼성화재의 기를 꺾었다. 삼성화재는 긴급 투입된 김세진의 공격으로 맞섰지만 끝내 추격에 실패했다.

한편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한국배구연맹(KOVO)으로부터 반칙금 10만원을 부과받았다. 현대 선수들이 코트 입장 때 공식 운동복 대신 연습복을 착용, 심판의 시정 지시를 받았지만 따르지 않은 탓이다.

여자부에서는 지난 시즌 챔피언 현대건설이 도로공사에 3-2 역전승을 거뒀다. 역시 첫 두 세트를 내줬지만 3세트부터 투입된 윤혜숙의 강타를 앞세워 내리 세 세트를 따냈다.

신동재.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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