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반주기 내놓는 TJ미디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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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 TJ미디어 윤재환 대표가 사내에 설치된 5.1채널의 노래방 설비 시험실에서 직접 노래를 부르고 있다. 신인섭 기자

'노래방'하면 떠오르는 회사가 있다. 1990년 이후 노래방 반주기 시장의 절반 가량을 장악해온 '태진미디어'다.

올해 TJ미디어로 상호를 바꾼 이 회사는 '새 노래 반주기'를 오는 23일 선보일 예정이다. IT(정보기술)를 접목해 만든 제품으로 노래를 부르면 마치 공연장에 서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입체 음향이 나오기 때문이다. 세계 최초로 5.1채널의 음향을 구현했다. 질 높은 반주 음악을 만들기 위해 30억원을 들여 전문 녹음실을 차리고 전문가에 의뢰해 편곡.재녹음을 했다. 반주기 기능도 업그레이드 했다. 소비자가 노래방에 가기 전에 애창곡을 휴대전화를 이용해 미리 입력해 놓을 수도 있고 노래방에서 부른 노래를 휴대폰으로 내려 받을 수도 있다. 가수.주제.연대별로 노래를 검색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회사 윤재환(50) 대표는 "빨리 변화해야 했는데 10년 넘게 같은 스타일과 같은 기능의 반주기를 사용해온 소비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국에는 5만여개의 노래방 및 유흥주점에서 노래방 기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시장 규모는 600억원에 이른다.

TJ미디어는 노래방 반주기 회사로만 알려져 있지만 실제론 음반기획.노래방 체인.콘서트 홀 사업 등을 하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업체다. 98년까지 TJ미디어는 일반 제조업체와 다를 바 없었다. 그러나 외환 위기 이후 변하지 않으면 안됐다. 다른 전자제품의 변신에 자극을 받았다. 휴대전화는 각종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강화하면서 젊은층을 사로 잡고 있었고 VCR은 DVD 플레이어로, 브라운관TV는 PDP나 LCD TV로 거듭났다.

윤 대표는 회사분위기부터 바꾸었다. 99년 시무식에서 전 사원들에게 더 이상 유니폼을 입지 말라고 지시했다. '싸고 좋은 물건을 만들자'라는 사훈도 내던졌다. 농구대.골프연습장을 만들고 동호회 활동를 장려했다. 모든 직원들의 명함에는 '항상 도전하는 삶을 살고 싶은 000'라는 식으로 자신의 다짐을 써 넣도록 했다. 윤 대표는 "사내 언로가 열리면서 아이디어가 쏟아져 사업 영역을 넓혔다"고 말했다.

TJ미디어는 2000년 휴대전화 벨소리 '질러벨'서비스를 시작했다. 2003년에는 실내 인테리어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노래방 체인 '질러존' 1호점(고양시 화정점)을 냈다. 지난해 3월에는 서울 대학로에 스탠딩 전용 콘서트홀 '질러홀'을 개관한 데 이어 ㈜노란잠수함이라는 음반 기획사를 설립했다. 드라마 '네멋대로 해라''아일랜드''다모' 등의 OST음반(배경음악)을 만들었다.

윤대표는 노래방 운영 경험을 토대로 단골 손님을 관리하는 시스템도 개발했다. 그는 또 다시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중이다. 올해 안에 400편의 노래방 전용 뮤직 비디오를 만드는 것이다.

글=박혜민 기자<acirfa@joongang.co.kr>
사진=신인섭 기자<shin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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