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안익태선생 유족들 "애국가 저작권 한국에 넘기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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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가의 작곡가인 고(故) 안익태 선생의 외손자 미구엘 익태 안(28)이 "애국가 저작권을 한국 국민 여러분의 소유"라고 말했다.안익태 선생이 활동했던 스페인 마요르카에서 미망인 로리타(89)여사를 모시고 살고 있는 미구엘이 가족을 대표해 애국가 저작권을 한국 국민에게 넘기겠다는 의사를 공표한 것이다.

미구엘은 19일 밤(한국시간) 기자에게 보낸 메일에서 "멀리 스페인에서 애국가 저작권료에 대한 한국의 논쟁을 뉴스로 접하게 되어 더할 수 없는 아픔을 느끼게 되어 국민 여러분께 저희의 입장을 밝힙니다"라며 "저희 가족은 애국가를 사실상의 공공재로 항상 생각해왔습니다.그러므로 애국가는 국민 여러분의 소유이며,그에 대한 어떤 결정도 국민 여러분께서 내려주시기를 바랍니다"라고 밝혔다.그는 메일 말미에서 "저희 가족은 국민 여러분의 번영과 안녕을 바라오며 여러분께서 저희 가족을 국민 여러분의 일원으로 생각해주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라고 부탁했다.

미구엘은 기자에게 "한국을 사랑하는 우리의 마음을 알지 않느냐.이번의 저작권 논란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메일로 밝힌 우리 가족의 공식 입장을 기사화해 한국 국민 모두에게 우리의 마음이 알려지도록 해달라"고 말했다.스페인 변호사인 미구엘은 2003년 한양대 국제장학프로그램에 참여해 2년간 한국학 석사과정을 마치고 돌아가 현지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안익태 선생 기념사업을 추진 중이다.미구엘은 가족들의 입장을 밝히는 메일을 18일 스페인 한국 대사관에도 보내 정부 관계부처에 통보해줄 것을 요청했다.

한편 유족들이 이같은 입장을 밝힘에 따라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온 애국가 저작권 일괄구입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문화관광부는 지난 5일 행정자치부에 애국가 저작권 일관구입을 요청했다.문화부는 "저작권자 허락 없이 애국가를 테이프로 만들어 배포하거나 MP3 파일로 만들어 온라인상에 올려놓는 행위가 모두 불법이기 때문에 애국가 테이프 제작을 통한 행정행위가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며 "애국가 주무부서인 행자부에서 안익태 선생의 유족과 접촉해 저작권을 일괄 구입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애국가 저작권은 안익태 선생의 미망인 로리타 여사 등 유족에게 있으며 사후 50년이 되는 2015년까지 보장된다.유족은 1992년부터 한국음악저작권협회를 통해 저작권을 행사,매년 500만 ̄800만원 정도를 받고 있다.

런던=오병상 특파원

*** 편지 전문 ***

<한국어 번역문>

경애하는 한국 국민 여러분,

여기 멀리 스페인 마요르까에서 애국가저작권료에 대한 논쟁을 뉴스로 접하게 되어 더할 수 없는 아픔을 느끼게 되어 이렇게 국민 여러분께 저희의 입장을 밝힙니다.

이제까지 저희 가족은 애국가저작권료를 비롯한 그 어떤 공공의 이익도 받지도 바라지도 않았고 애국가는사실상의 공공재로 항상 생각해왔습니다. 그러하므로 애국가는 국민여러분의 소유이며 그에 대한 어떤 결정도 국민 여러분께서 내리시기를 바랍니다.

저희 가족은 국민여러분의 번영과 안녕을 바라오며 여러분께서 저희가족을 국민여러분의 일원으로 생각해 주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영어>

Press Official Notice from the Ahn EakTai´s Family

Having had knowledge with great sadness about the controversy generated by the National Anthem's copyrights´ issue.

The Ahn´s Family want to express the following position:

The National Anthem has been always used and The Ahn Family has requested nothing in return since we understand that the National Anthem belongs to the Korean people.

Therefore, we will continue accepting what the Korean Nation decides on the use of The National Anthem.

The Ahn Family always has wished the best thing for Korea since we are Koreans too.

With all our love.

The Ahn Eaktai´s Family

<스페인어>

Comunicado de prensa de la Familia Ahn

Habiendo tenido conocimiento con gran dolor, de la controversia generada a raiz de los copyrights del Himno nacional.

La familia Ahn quiere expresar lo siguiente:

Siempre se ha utilizado el himno nacional sin que la familia haya pedido nada a cambio ya que entendemos que pertenece al pueblo coreano.

Por tanto, seguiremos aceptando lo que la nacion coreana decida sobre el uso del mismo.

La familia Ahn siempre ha deseado lo mejor para Corea puesto que nos consideramos unos coreanos mas.

Con todo nuestro carino.

La Familia de Ahn Eakt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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