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길 여행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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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길 개척자인 서명숙씨는 “게으름 피우다 죽은 사람은 없어도, 과로로 죽거나 병에 걸린 사람은 주위에 많았다”(놀멍 쉬멍 걸으멍중에서)고 말한다. 올레길은 느릿느릿 게으름 피우며 걸어야 제맛이라는 뜻이다. 바다도 한 번 바라보고, 나무 그늘에서 쉬기도해야 올레길이 주는 위안과 휴식을 얻을 수 있다. 느림의 미학을 좇아 제주 올레길을 걸었다

느릿느릿 걸으면서 얻는 휴식

속도와 일에 치여 사는 현대인들이 최근 걷기의 미학에 푹 빠졌다. 운동이랍시고 서두르는 빠른 걸음이 아니라, 느릿느릿 여유를 부리는 ‘느리게 걷기’다. 사람들이 요즘 제주도로 떠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제주도에는 두 발로 천천히 걸으며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올레길이 있다.

올레길은 길이 길게 이어져 걷고 싶은 만큼 실컷 걸을 수 있다. 올레길은 현재 21개 코스 343㎞로, 해안을 따라 제주도 전역을 감싸고 있다.

그중 올레길 걷기에 처음 나서거나 걷기 초보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게 7코스다. 서귀포관광에서 빠트릴 수 없는 외돌개에서 시작해 월평 올레길까지 16.4㎞에 이르는 해안길이다.이 코스에 들어서면 우선 서로 다른 높이의 검은 바위 기둥이 절벽을 이룬 외돌개가 올레꾼들을 맞는다. 외돌개는 바다 가운데에 바위가 외롭게 서 있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외돌개를 벗어나면 돔베낭길이 나온다. 검은색의 기암절벽을 바라보며 나무계단을 따라 걸을 수 있는 산책길이다. 이 코스에는 염소가 다니던 길을 사람이 다닐 수 있게끔 계단과 길을 만든 자연생태길 ‘수봉로’, 손으로 돌을 골라 만든 바닷길 ‘일강정 바당올레’,풍림리조트를 끼고 걷는 강정천과 작고 아름다운 월평포구도 있다.

여행은 느리게, 준비는 치밀하게

7코스는 수시로 변하는 바다 풍경을 바라보며 걸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군데군데 볼거리가 많아 올레꾼들 사이에서는 아기자기한 코스로 꼽힌다. 그렇다고 동네 산책 가듯 만만하게 생각해선 안 된다. 여유를 부리며 천천히 걷는 여행이지만 준비는 치밀해야 한다. 특히 바위로 이어진 길도 걸어야 해 발을 보호하고 방수·투습 기능이 있는 고어텍스 소재의 전문 트레킹화를 꼭 챙겨야 한다.

일강정 바당올레도 마찬가지다. 코스로 개척하기 전에는 미처 다닐 수 없었던 두머니몰과 서건도 해안 사이를 재정비한 곳으로, 험한 바위들을 손으로 일일이 고르고 옮겨 사람이 다닐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곳에서는 신발은 물론 쌀쌀한 바닷바람을 막아줄 고어텍스 소재의 재킷을 챙기는 게 좋다.

고어텍스는 전문가 혹은 등산가를 위한 소재로 알려졌다. 고어텍스의 핵심이 되는 멤브레인은 수증기보다 크고, 물방울보다 작은 미세한 구멍으로 이뤄져 방수와 투습(땀 배출)이 함께 되는 과학적인 소재다. 그러나 고어텍스가 등산 전문용품의 소재로만 쓰이는 것은 아니다. 걷고 움직이는 일반적인 야외 활동에도 필요하다. 제주도처럼 바람이 많이 불고 날씨가 변덕스러운 곳에서 고어텍스는 제 기능을 발휘한다.

고어텍스는 종류가 다양해 용도에 맞게 고를 수 있다. 고어텍스 퍼포먼스 쉘 재킷은 올레길 걷기 같은 야외활동에 적합하다. 비바람이 불거나 체온이 떨어져 추울 때는 재킷을 입어주고, 날씨가 좋을 때는 잘 접어 휴대용 주머니에 넣어두면 된다. 비가 너무 많이 내리지 않는다면, 우산보다 고어텍스 재킷이 더 요긴하다. 우산을 드는 대신 재킷을 입으면 두 팔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 걷기에 더 편하다.

[사진설명]제주 올레는 ‘느리게 걷기’에 제격인 길이다. 걷기에 앞서 고어텍스 소재의 신발과 재킷을 챙겨두면 변덕스러운 날씨와 환경에 대비할 수 있다.

< 이세라 기자 slwitch@joongang.co.kr / 사진=황정옥 기자 >

올레길 여행의 도우미
고어텍스 재킷고어텍스 퍼포먼스 쉘 소재의 재킷은 방수와 방풍이 뛰어나 외부의 물과 바람의 침투를 효과적으로 막아준다. 몸 안의 열기와 땀을 원활하게 배출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시켜주고 몸 상태를 쾌적하게 해준다. 모자는 탈부착할 수 있으며 주머니에 지퍼가 있어 소지품을 보관할 수 있다. 주머니에도 방수지퍼를 사용했다. 라푸마 제품으로 가격은 34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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