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TV파인더 5분7초] 아시아에서 불고있는 ‘한국어 시험’ 열풍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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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 동안 일부 아시아 국가에선 한국어 시험 응시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습니다. 한국어에 열광하는 이유는 바로 한국행 티켓을 잡기 위해선데요. 이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한국에서 외국인 근로자로 일할 자격을 얻지 못합니다. 한국어의 인기는 응시자 숫자가 말해줍니다. 국가별 한국어능력시험 응시현황을 보겠습니다. 지난 2007년 6월부터 현재까지 누적된 수치인데요. 필리핀은 6400명, 중국은 1만 200명입니다. 방글라데시와 캄보디아, 몽골은 각각 1만9000명입니다. 우즈베키스탄이 2만5000명, 태국이 3만7000명, 베트남이 4만3700명, 네팔이 6만7000명에 이릅니다. 네팔에선 에베레스트보다 더 높은 한국어 시험 열풍이 일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가 뭔지 노동고용 김기찬 전문기자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김 전문기자, 네팔에서의 한국어 시험 열기가 왜 뜨거운거죠.

이유는 간단합니다. 한달에 네팔 사람들이 버는 돈은 10~15만원 선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일을 하면 한달에 1백여 만원을 최소한 벌게 됩니다. 1년 연봉을 한국에서 벌 수 있는 것입니다. 고용허가제 5년 기간동안 벌면 60년치를 벌게 됩니다. 평생 먹고 살 돈을 버는 것입니다.

지난 8월 말,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입니다. 시내 곳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한국어 시험을 보기 위해 길게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졌습니다. 한국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한국어 시험 통과가 필수이기 때문인데요. 4000명의 근로자를 선발하는데 4만 명이 몰려 10:1이 넘는 기록적인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 군과 경찰이 총동원되기도 했습니다. 네팔인들에게 한국은, 그리고 한국어 시험은 포기할 수 없는 희망입니다.
[인터뷰] 루드라 우파드야 (네팔 트리뷰반 대학 경제학 교수)
“네팔인들에게 한국은 가장 인기있는 나라입니다. 그 인기는 점점 더해갑니다. 배웠거나 못 배웠거나 누구에게나 그렇다. 이제 한국은 네팔인들에게 드림입니다. 드림랜드입니다.”
이렇게 아시아 15개국에서 근로자 채용과 한국어 시험 전 과정을 진행하는 한국산업인력공단. 한달 여에 걸친 채점 결과 네팔의 합격자 발표가 있었습니다. 200점 만점에 144점이 커트라인이었고, 동점자까지 포함해 4,180명이 합격했습니다. 한국어 열풍은 각국 정부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 2007년 파키스탄에서는 폭탄테러의 비상 시국에도 한국어 시험 응시율이 98%에 달했고, 올해 5월 당시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은 한국인의 자부심을 느꼈다고 극찬했습니다.

[인터뷰] 김기찬 전문기자와 한국산업인력공단 외국인력선발팀 정은희 팀장
Q. 한국어시험을 통과한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네팔 정부가 강도 높은 교육을 한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의 교육을 하나요?
A.네팔 정부를 포함해서 각국의 송출 기관에서는 좀더 많은 근로자가 한국에 취업을 하기를 희망합니다. 그런데 국외 상황이다 보니까 송출 기관에서는 한국의 문화와 관습, 또 사업주들이 선호하는 것과 관계 법령에 대해서 교육을 철저히 시켜서 근로자들이 성실하게 근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Q.올해도 아직 시험이 많이 남아있죠?
A.네 많이 남아 있습니다. 10월, 11월, 12월 3개월에 걸쳐서 6개국에서 여덟 번 시험이 있을 예정입니다. 3개월에 약 12만명 정도 예상을 하고 있는데 실제는 더 초과할 것 같습니다.
Q.직접 시험 감독을 하면서 한국어 열풍을 목격하고 체험을 하시는 입장이신데?
A.언어는 그 나라의 국격이라고 생각하는데 한국어 학원이 상당히 많이 늘어나고 또 송출 정부 차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한국어의 국제적 이상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것을 현장에서 직접 체험하고 있습니다.

서울 독산동에 위치한 한 제조업체. 근로자 50명 가운데 18명이 외국인 근로자인데, 와이딘씨는 인도네시아에서 온 3년차 근로자입니다.
[인터뷰] 무하마드 와이딘
“(같이 일하는)한 반장님, 아저씨, 아줌마 다 좋아요. 일 같이 해서 좋아요. 재미있어요. 저는 인도네시아에 집도 사고, 땅도 사고, 배도 샀어요. (앞으로는) 회사 만들고 싶어요.”

아시아에 부는 한국어 열풍! 아시아에서 한국의 국격을 높이고, 국내에서는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우리의 언어가 아시아 리더로서 한국이 발돋움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어 열풍, 아시아의 아름다운 협력을 만듭니다. 제작=중앙일보 방송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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