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포인트레슨] 사교육비와 노후 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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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턱없이 모자란 자산과 소득만으로 어떻게 노후 준비를 할지 암담하다는 중산층이 많다. 하지만 준비는 적어도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미래의 풍요로운 삶은 지금 뿌리는 조그만 씨앗에 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도움되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첫째, 생각을 바꾸자. '어떻게 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은 당장 버려야 한다. 실제 필요한 노후자금을 물가상승률과 세후 투자수익률을 감안해 계산하면 만만치 않은 돈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나 겁먹을 필요는 없다. 목표로 하는 자금을 준비할 수 없다고 해도 최선을 다한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둘째, 명확한 목표와 단계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많은 사람이 현재 생활은 월 200만원 수준인데 미래 노후에는 전원주택.골프.해외여행 등이 어우러진 풍요로운 삶을 꿈꾼다. 꿈 자체가 잘못이라는 것은 아니다. 사업이나 투자가 성공하면 지금과는 다른 미래가 올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 계획은 지금의 재정상태를 기초로 세워야 한다. 개인의 상황변수나 시장의 변수는 그때그때 수정하면 되는 것이다.

셋째, 현재의 지출항목을 분석하고, 과감한 구조조정을 해 노후 준비를 위한 여력을 확보하자. 통상적으로 생활비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자녀를 위한 사교육비 지출이다. 본인의 노후를 위해 연금상품에 가입하라고 말하면 몇 달을 망설이다 결국 포기하면서 자녀 교육비 50만원.100만원은 큰 고민 없이 지출한다. 물론 자녀와 관련한 일에 이해타산이 개입될 수는 없다. 그러나 냉정하게 재정적인 측면만을 보자. 과거 부모 세대의 경우는 자녀를 잘 키우는 것이 곧 노후 준비였지만, 지금은 자녀에게 과거보다 더 많은 지출을 하면서도 본인의 노후는 별도로 준비해야만 한다. 이젠 돈의 용처와 관련해 적절한 비중조절이 필요한 것이다.

넷째, 적은 금액일수록, 그리고 은퇴까지의 시간이 많이 남아 있을수록 금리상품보다는 투자상품을 활용하자. 지금 30세인 김씨가 60세에 은퇴해 80세까지 산다고 가정하고, 현재가치 기준으로 월 생활비 150만원 수준의 노후준비를 한다고 할 때 은퇴시점에 필요한 총자금은 11억6700만원이다(물가상승 및 세후 투자수익률 4% 가정). 김씨가 지금부터 30년 동안 돈을 적립해 이런 돈을 만들려면 금리 4%로 운용해도 달마다 173만원을 넣어야 한다. 그러나 투자상품에 가입해 세후 수익률이 7%일 경우 월 103만원, 10%인 경우라면 월 59만원이면 된다. 물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이 실현된다는 것을 전제한 것이다. 투자 위험은 장기투자와 정액분할 투자를 통해 피할 수 있다.

김기영 메트라이프생명 FS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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