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C(동양방송) 시간여행 3회] 경부고속도로 개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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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고속철도망이 더욱 촘촘하게 구축돼 2020년에는 전국의 80%가 90분 생활권으로 묶이게 됩니다. 정부가 최근 주요 거점지역을 KTX 고속철도로 연결하겠다고 밝혔는데요. 2014년에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1시간 43분 만에 가게 된다고 합니다.

지금으로부터 40년 전, 이와 견줄만한 획기적인 사건이 있었는데요. 바로 서울과 부산을 잇는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된 것입니다. 동양방송의 옛 영상물로 보는 ‘TBC 시간여행’ 그때로 떠나보시죠.

1970년 7월 7일. 총연장 428㎞ 왕복 4차로의 서울~부산 간 고속도로 준공식이 대구 공설운동장에서 열렸습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15시간 걸리던 것을 4시간 만에 주파하게 됐죠.
공사비 430억원은 전액 국민 세금으로 충당됐습니다. 연인원 약 900만명이 투입돼 추위, 더위와 싸워가며 밤낮없이 공사를 강행했죠. 중장비와 기술자도 태부족이었습니다.

국내 중장비는 6ㆍ25 전쟁 무렵 도입된 낡은 것들 뿐이어서 외국에 통사정해 장비를 들여올 수밖에 없었죠. 전문 기술자가 모자라 육사 출신 위관급 장교들을 단기 교육해 기술자로 투입하기도 했습니다.

첫 삽을 뜬 후 29개월 만에 경부고속도로는 일직선으로 시원하게 뚫렸습니다. 경부고속도로 428㎞를 2년 반 만에 완공한 것은 세계 고속도로 건설 사상 유례 없던 일이었다고 합니다. 또 공사비 ㎞당 1억원으로 세계적인 ‘짠돌이’ 건설이었죠.

하지만 강행군을 이어가다 보니 땜질 공사가 필요했고 길을 닦다 숨진 사람만 77명에 달했습니다. 이들을 추모하기 위한 위령탑은 지금의 금강휴게소 부근에서 볼 수 있습니다. 모든게 ‘선 개통-후 보완’ 원칙 때문이었죠.

‘민족의 대동맥’이라 불렸던 경부고속도로, 논란도 많았지만 대한민국 산업화의 큰 획을 그은 것 만은 확실합니다. 이번에 구축될 철도는 가장 친 환경적인 교통수단이 될 것이라고 하는데요. 대한민국, 또 한번 도약하길 기대합니다.

글=이지은 기자, 영상=강대석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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