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 미사일, 병력 1만 명 … 북, 사상 최대 무력시위 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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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북한군이 병력 1만여 명과 미사일을 비롯한 각종 무기를 동원한 대규모 군사퍼레이드와 열병식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군 정보 관계자는 26일 “북한이 7월 12일부터 평양 미림비행장에서 국가급 행사를 위해 대규모 군사퍼레이드를 준비해 왔다”며 “북한이 보유한 대부분의 무기가 공개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열병식과 군사퍼레이드 준비에 참가한 병력이 1만여 명”이라며 며 “역대 최대 규모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5000명 정도의 병력이 참가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예행 연습을 위해 미림비행장에 전개한 미사일은 스커드 미사일(사거리 340㎞)을 비롯해 KN-01 대함미사일, KN-02 단거리 탄도미사일(120㎞), 중거리인 노동미사일(1200㎞), 신형 중거리 미사일(3000㎞) 등 매우 다양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KN-02 미사일은 고체 추진제를 사용하는 차량 탑재형 탄도미사일로 우리 군에 매우 위협적인 무기로 분류되고 있다. 신형 중거리 미사일은 오키나와 주일 미군기지를 사정권에 넣는다. 그는 전차를 비롯한 기갑부대, 방사포와 자주포 등으로 구성된 포병부대 전력 등도 미림비행장에 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군은 7월 16일부터 8월 중순까지 북한지역에 내린 호우로 큰 피해가 났는데도 퍼레이드 준비는 멈추지 않고 전력을 쏟고 있다고 한다.

다른 정보 관계자는 “북한군은 그동안 이른바 ‘꺾어지는 해’(5년, 10년 주기)의 기념일에 행사를 크게 해왔다”며 “이달 28일로 예정된 노동당 대표자회와 다음 달 10일의 노동당 창건 65주년 기념일을 염두에 둔 준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자유북한군인연합회 소속의 한 탈북자는 “이번 행사는 준비 규모로 미뤄볼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참관하는 ‘1호 행사’가 될 것으로 보이며, 행사 준비도 국방위원회에서 주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08년 9월 9일 정권 수립 60주년에는 김 위원장이 불참한 가운데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노동적위대로만 군사퍼레이드를 실시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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