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셀 팔던 현대차, 에쿠스 팔 수 있을까

중앙일보

입력

미주중앙오는 11월 미국시장 출시를 앞두고 있는 현대자동차 에쿠스의 성공은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릿저널(WSJ)은 20일 에쿠스를 통해 고급차 시장 진출을 노리는 현대차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저가 브랜드 이미지를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에쿠스 판매가는 5만5000~6만 달러로 9만1600달러인 메르세데스-벤츠 S550의 절반임에도 불구하고 기능적인 면에서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S550이 갖춘 앞좌석 마사지 기능을 비롯해 롤스로이스에 사용되는 것으로 유명한 17개짜리 렉시콘 스피커 서라운드 시스템 등을 갖추고 있다. 이외에도 385마력의 출력을 내는 V8 엔진을 탑재했으며 ▶6단 자동변속기어 ▶9개의 에어백 ▶차선이탈 알림 ▶전후방 카메라 ▶콘솔 냉장고 ▶파워 트렁크 등을 갖췄다.

그러나 WSJ는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쌓아 온 이미지로 인해 고급차 브랜드로 안착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

현대차는 1986년 미국시장에 진출해 엑셀(4995달러)을 시작으로 쏘나타(9695달러), 싼타페(1만6499달러), 아제라(2만4399달러), 제네시스(3만8000달러) 등을 판매해 왔으나 5만 달러 이상의 고급차 시장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WSJ는 90년대 초 도요타가 렉서스를 출시할 때와 달리 고급차를 기존 브랜드로 내놓는 전략의 위험 부담을 지적하며 폴크스바겐을 예로 들었다. 이 회사는 2003년 6만8000달러가 넘는 고급 세단 파에톤을 내놓았지만 브랜드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판매 부진으로 2년 만에 철수한 바 있다.

현대차는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에쿠스에 관심 있는 소비자가 딜러에 전화 한 통만 하면 영업사원이 집까지 가 자동차를 보여 주고, 정비가 필요할 때도 대체 자동차를 가져다 주고 집에서 픽업해 가는 소비자 편의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미주중앙 권택준 기자 tckwon@koreadaily.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