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125명 동원된 세시풍속 사전 나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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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설날이면 우리는 으레 세배를 하고 떡국을 먹는다. 또 정월대보름엔 부럼을 깨고 달맞이를 한다. 이렇게 철마다 때맞춰 하는 풍속이 바로 세시풍속이다.

세시풍속엔 우리네 삶의 물질.정신문화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민족의 정체성을 가장 진솔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거울인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세시풍속을 제대로 다룬 사전이 없었다. 이런 점에서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홍남)이 최근 '한국세시풍속사전'중 첫번째로 '정월'편을 선보인 것은 의의가 크다. 2002년부터 42억원을 들여 2006년까지 모두 6권으로 계획된 프로젝트의 첫 성과물이다. 한국 세시풍속자료의 집대성을 겨냥한 이 사전은 올해 안에 봄편과 여름편이 추가된다. 박물관 측은 내년에 가을편, 겨울편과 함께 색인편 발간으로 1단계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어 2007~2009년까지 웹서비스 구축과 함께 전자사전을 제작하고 그 운영결과를 바탕으로 '한국민속대사전'의 발간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번에 나온 '정월'은 기존 사전류의 가나다순 형식을 탈피해 독자적인 구성을 했다는 점이 돋보인다.세시풍속의 고전인 '동국세시기'를 전범으로 삼아 5개 층위로 나누어 틀을 짰다. 우선 봄.여름.가을.겨울의 사시를 기본으로 그 밑에 12달을 두고 해당 계절과 절기에 따라 내용을 배치했다.'정월'편을 사시에서 별도로 떼낸 건 우리의 세시풍속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이 달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음력뿐만 아니라 양력을 쓰면서 생긴 풍속까지 다루는 등 현존 문헌 및 구비 전승자료를 총 망라했다. 모두 595항목에 걸쳐 125명의 전문가가 동원돼 200자 원고지 4200장에 485장의 사진이 수록됐다.

이만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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