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온 ‘거버네이터’ 슈워제네거 김문수 지사와 협력 확대 MOU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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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네이터’ 아널드 슈워제네거(사진)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14일 경기도 수원을 방문했다. ‘거버네이터’는 주지사를 의미하는 ‘거버너’(Governor)와 영화 ‘터미네이터’(Terminator)를 결합한 신조어로 슈워제네거 주지사가 터미네이터의 주연 배우로 활약한 것에서 착안해 만들어진 별명이다.

그는 이날 오후 전용기편으로 서울공항에 내린 뒤 캘리포니아주 무역대표단을 이끌고 곧바로 수원의 화성행궁(華城行宮)으로 향했다. 김문수 경기지사와 우호 증진과 교류 협력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 위해서다.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김 지사와 10여 분 동안 비공개로 상호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후 비장청∼봉수당(奉壽堂)∼낙남헌(洛南軒) 100여m를 걸으며 의장대를 향해 “뷰티풀”을 연발했다.

슈워제네거 주지사와 김 지사는 낙남헌에서 MOU 체결식을 했다. 김 지사는 환영사에서 “답방 약속을 지켜줘 감사하다”며 “유서 깊은 화성행궁에서 미국 최대 주인 캘리포니아와 한국 최대인 경기도가 MOU를 체결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지난해 3월 투자 유치를 위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슈워제네거 주지사를 만나 양 지역의 통상사절단 파견을 포함한 교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답방을 약속했다.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답사에서 “캘리포니아의 5대 교역국인 한국에 교역 활성화의 임무를 띠고 왔고, 현재 60억 달러 교역에서 100억 달러 교역으로 증가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특히 “캘리포니아가 고속철도를 도입하려 하고 있고 내일 KTX를 시승한다”며 “몇 달 안에 여러 나라가 입찰에 참여할 것이고 한국이 입찰을 따내 훌륭한 기술을 자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는 420억 달러 규모의 고속철도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중국 등 7개국이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경기도는 우리의 전통 문화를 알릴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이날 행사 장소를 화성행궁의 ‘낙남헌’으로 잡았다. 화성행궁은 정조가 현륭원(顯隆園·사도세자의 묘)에 전배(展拜·절하여 뵘)하기 위해 행행(幸行·나들이) 때 머물던 임시 처소다. 낙남헌은 임금이 잔치를 베풀거나 과거 급제자에게 합격증을 내리던 곳이다.

수원=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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