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는 소피아 코폴라감독. [베니스 AP=연합뉴스]
‘섬웨어’는 아버지 코폴라가 기획·제작에 참여한 작품. 열한 살 소녀의 눈을 통해 술과 약물에 찌든 스타배우 아버지의 삶을 그렸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미국 감독 퀜틴 타란티노는 “이 영화는 시작부터 우리를 사로잡았다”고 평했다.
소피아는 출생 이듬해인 72년 ‘대부’의 세례식 장면에서 아기 역으로 출연하며 영화계에 입문했다. 90년 ‘대부3’에서도 마이클 콜레오네(알 파치노)의 딸 메리 역을 맡았다. 10대 후반이던 89년 아버지와 마틴 스코세이지·우디 앨런이 만든 옴니버스 영화 ‘뉴욕 스토리’중 ‘조 없는 삶(Life without Zoe)’의 각본을 아버지와 공동 집필했다. 연출자로 나선 건 99년 ‘처녀자살소동’부터다. 그는 “나의 성이 코폴라가 아니라 스미스였다면 데뷔작을 만드는 데 시간이 두 배는 걸렸을 것”이라며 아버지의 후광을 입었음을 솔직하게 인정했다. 그가 홀로서기에 성공한 건 2003년. 두 번째 연출작이자 빌 머레이·스칼렛 조핸슨이 주연한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로 아카데미 각본상과 베니스 영화제 감독상을 받는 등 주요 영화제를 휩쓸었다.
이번 베니스 영화제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은 ‘이센셜 킬링’에 출연한 빈센트 갈로와 ‘아텐베르크’의 아리안 라베드가 각각 차지했다. 감독상인 은사자상과 각본상은 ‘발라다 트리스테 데 트롬페타’의 감독 알렉스 드 라 이글레시아가 받았다. 한국영화로는 홍상수 감독의 ‘옥희의 영화’가 공식 경쟁부문인 오리종티 부문 폐막작으로 초청받았지만 수상하지 못했다.
기선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