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아산 외고·자율고 입시전형 분석 ② 충남외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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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강태우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충남외고는 외국어 전용교실과 전용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우수한 원어민 교사들이 1개의 학급을 2개의 소규모 학습집단으로 나눠 밀도 있는 외국어 수업을 전개하고 있다. [조영회 기자]

요즘 충남외고 3학년 교실에는 긴장감이 흐른다. 개교 이래 올해 첫 대입을 치르기 때문이다. 학생 이상으로 교직원들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학생들을 좋은 대학에 진학시키는 것 이상으로 좋은 인재들을 뽑아야 하기 때문이다.

공립학교인 충남외고가 2011학년도 신입생 전형요강을 발표했다. 충남외고는 원서를 접수하기에 앞서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학교가 어떤 교육과정을 운영하는지, 교육과정이 자신과 맞는지, 적성을 파악하고 진로를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꼼꼼히 따져 보고 지원해 줄 것을 당부했다.

충남외고는 외국어고등학교 설립목적과 특성을 살린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모든 학생이 제1전공, 제2전공 외국어 교육을 받는다. 학습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학급당 학생 수도 25명으로 줄였다. 외국어 교육의 편중을 막기 위해 중국어·일본어·베트남어과 학생에게도 영어 전문교과 수업기회(주당 8시간)를 준다. 수업 효과를 높이기 위해 분반수업(15명)을 하고, 유능한 원어민 교사를 선발해 수준 높은 외국어 수업을 진행한다.

또, 대입준비에 효율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편성했다. 수능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기초영역(국어, 영어, 수학)과 탐구영역(사회탐구)의 수업을 짜임새 있게 운영하고 있다.

개인별 진로와 교과 수준에 맞게 지도교사를 선택해 방과후학교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은 다른 학교와 차별된다. 인증 과목(TEPS, HSK, JLPT)을 개설해 자기계발 기회를 주고, 논술과목에 대해서는 우수 강사가 나서 심화학습을 진행한다.

교육과정과 연계된 다양한 동아리 활동도 주목할만하다. 전교사·전학생이 공부사랑 동아리, 특기적성 동아리, 봉사 동아리 등 56개의 자율적인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한다.

충남외고는 전기 모집이다. 북일고와 마찬가지로 2011학년도 신입생 전원을 자기주도 학습전형으로 선발한다. 지난해와 입시전형이 크게 달라졌다. 먼저 베트남어과를 신설했고, 학급별 모집인원을 조정했다. 모집방법도 기존 학과 통합모집에서 학과별 모집으로 바꿨다. 또 특별전형(글로벌인재전형)을 폐지했고, 사회적배려대상자전형을 추가했다. 일반전형 지원 자격에서 성적 제한 조건이 없어졌다. 내신 성적 반영 과목이 축소됐다. 기존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5과목에서 영어 1과목 성적만 반영한다.

올해 영어·중국어·일본어·베트남어 등 4개과에 남녀 175명(7학급, 학급당 25명)을 뽑는다. 이 가운데 사회적 배려대상자로 정원의 20%(40명)를 모집한다. 영어·중국어·일본어과는 광역(외고가 소재하지 않은 광역지역 포함)에서 선발한다. 베트남어과는 모집 지역이 광역이 아닌 전국이다. 영어 내신성적 산출이 불가능하면 일반전형·사회적배려대상자전형·국가유공자자녀전형에 지원할 수 없다. 특례입학대상자전형은 2단계 면접만으로 합격자를 뽑는다.

학습전형 절차는 ‘영어 내신(160)+출결(감점)’로 모집정원의 1.5배수 먼저 뽑는다. 이어 2단계로 ‘1단계 성적+면접(40)’으로 모집정원을 선발한다. 내신성적에 이어 가장 중요한 관문이 바로 면접이다. 면접은 모두 40점이 만점이다. 자기주도 학습 및 계획이 20점, 독서활동 12점, 봉사·체험활동 8점으로 각각 평가한다. 자기주도 학습 및 계획(학습계획서, 추천서, 학생부)은 전공의지(전공 외국어에 관심을 가진 계기와 준비), 자기주도 학습과정, 진학 이후 학습계획 및 진로계획을 평가한다. 독서활동은 중학교 동안의 교과·진로·교양 관련 독서 결과, 느낀 점 등을 본다. 마지막으로 봉사·체험활동은 학기·방학 중 봉사·체험활동 결과와 느낀 점 등을 평가한다.

충남외고 진학을 위해서는 외고에 맞는 자기주도 학습전형 준비가 필요하다. 먼저 영어내신등급이 다소 떨어진다 하더라도 2단계에서는 학습 잠재력과 다양한 활동 경험을 서류상이나 면접을 통해 평가하기 때문에 열정이 있는 학생이라면 도전해 볼만 하다. 또 모집시기가 전기이므로 불합격된다 하더라도 후기인 일반고에 진학할 수 있어 외고에 뜻이 있는 학생이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학과별 모집으로 1개 학과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학과선택에 따른 입시전략을 세워야 한다. 생활기록부를 토대로 작성되는 학습계획서, 추천서, 봉사체험활동, 독서활동 등에서 차별성을 부각시켜야 한다. 학습계획서는 정해진 분량에 맞춰 특성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미리 작성해보는 것이 좋다. 중국어·일본어·베트남어과를 지원할 경우 해당 언어의 어학실력보다는 관심과 열정이 있다면 지원할 수 있다. 면접은 제출서류를 바탕으로 입학사정관 앞에서 개인별로 실시된다. 따라서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히 임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충남외고 1학년 영어과 윤진영

“독서 많이 하고 자신만의 공부법 찾는 게 중요”

충남외고 1학년 영어과 윤진영

윤진영(사진)양은 학교 앞이 집이다. 하지만 통학하지 않고 기숙사에서 지낸다. 집에 가면 집중력이 떨어져 학업에 소홀할 수 있고, 무엇보다 같은 또래끼리의 경쟁심리로 자극을 받아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교육환경은 충남외고에서만 가능하다. 이 학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본인이 원하면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할 수 있다.

윤양은 하루 평균 5시간 잔다. 새벽 5시30분에 일어나 1시간 동안 비문학 문제집을 푼다. 등교시간(오전 8시) 보다 40분 일찍 들어가 신문을 읽는다. 남는 시간에는 문학영역(현대소설, 현대시, 고전소설, 고전시가) 가운데 현대시와 소설을 주로 감상한다. 수업을 마친 뒤에는 자습시간을 활용해 그날 배운 과목을 복습하고 수학을 중점적으로 공부한다. 저녁식사 후에는 동아리(정치·시사 동아리) 활동을 한다. 주제를 놓고 토론을 하는 모임인데 나름 심도 있게 서로의 주장을 편다. 얼마 전에는 ‘범죄자 신상정보 공개’에 대해 찬·반 토론을 진행했다.

저녁에는 영어나 제2외국어(중국어) 등 흥미를 느끼는 과목을 위주로 공부를 한다. 밤 11시 기숙사로 돌아가 1시간 이상 부족한 과목을 공부하거나 열람실에서 독서록(책을 읽은 후 기록하는 책)을 작성한다. 학원이나 과외는 다른 나라 이야기다.

윤양은 평소 외국어(특히 영어)에 관심이 많았다. 중학교 1학년 때 영어교사의 영향이 컸다. 외고에 들어가 더 넓은 시야로 세계를 바라보는 눈을 갖고 싶다는 꿈을 가졌다. 외고는 다른 인문계 고교 보다 영어를 배우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매력을 느꼈다. 중국어 또한 큰 부담 없이 배울 수 있어서 일석이조라고 판단했다. 내신 성적이 떨어질 것이라는 고민은 있었지만 수능에서 사회탐구과목 대신 제2외국어로 대체할 수 있는 점은 또 다른 매력이었다.

충남외고에 들어와 새롭게 느낀 점이 많다. 수업 분위기가 많이 다르고 선배들의 뛰어난 수상 실적에 감탄했다. 학생회와 교사가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도 감명을 받았다. 윤진영양은 “학교가 학생들의 의견을 최우선시 하고 동아리 활동에 있어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 점에서 존중 받는다는 느낌이 들었고 특히 전교생이 특정 대회에 참가할 기회를 마련해 준다는 점에서 학교에 대한 자부심이 생겼다”며 “각자에게 맞는 수준별 이동수업은 개개인이 분발할 수 있는 자극제가 되고 특성화된 방과후학교 덕분에 모든 학생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외고 안덕규 교장

“마음 편하게 공부에 전념할 수 있는 곳”

충남외고 안덕규 교장

안덕규(사진) 교장은 지난 3월 부임했다. 충남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신임교사 15명을 영입했고 학생들에게는 꿈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강조하는 등 학업 성적 향상에 매진하고 있다.

-달라진 입시전형 어떻게 보나.

2011학년도부터 충남외고는 선발고사 대신에 자기주도학습 전형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자기주도학습 전형은 중학교 2~3학년 영어 내신성적(1~9등급)과 면접으로 이루어진다. 달라진 입시전형은 외고의 설립 취지와 목적에 맞게 학생들을 선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영어 인증시험이나 경시대회 준비 등으로 인한 사교육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영어능력이 우수한 학생들이 지원하는 외고입시 전형에서는 변별력이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자기주도 학습 및 계획, 봉사·체험활동, 독서활동 등의 면접이 중요하게 됐다.

-북일고(자율고)와 어떤 점에서 다른가.

북일고는 학교 여건과 특성, 교육수요자의 요구에 따라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반면 충남외고는 외국어에 능숙한 글로벌 인재를 양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학교의 교육목표는 ‘창의와 배려의 글로벌 인재 육성’이다.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해서는 외국어 능력은 기본이다. 교육과정에서 외국어 전문교과 단위를 교과이수 단위수의 약 45% 이상을 편성했다. 외국어 전용교실과 전용 카페를 운영하고 우수한 원어민 교사들이 1개의 학급을 2개의 소규모 학습집단으로 나눠 밀도 있는 외국어 수업을 전개하고 있다. 학생들의 영어 능력이 상위 수준이기 때문에 수능을 위해 별도의 영어공부를 할 필요가 없다. 다른 학교 학생들이 영어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때 이곳 학생들은 그 시간을 다른 교과공부에 열중, 수능시험성적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방과후 교육활동은 학생들이 수능시험에 필요한 강좌를 100% 선택, 수강하고 있다. 방과후활동을 하지 않는 학생들은 인터넷강의 학습, EBS방송 학습 등 자기주도학습을 실시하고 있다. 동아리 활동에 30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6000만원 어치의 도서를 구입, 비치해 왕성한 독서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글로벌 리더에 필요한 인성교육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배려하고 공감하는 마음을 기르기 위해 하이미(Hi-Mi) 교육활동, 해비타트 활동, 불우시설 봉사를 학교에서 계획적으로 벌이고 있다. 정서함양과 체력증진을 위해 1학생 1악기 1운동 익히기를 추진하고 있다.

-어떤 학생이 충남외고 진학에 적합한가.

외국어에 흥미와 관심이 있는 학생이 진학하면 더 만족스럽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외국어는 잘 하지만 다른 교과가 다소 부족하다고 느끼는 학생이 들어오면 외국어 학습시간에 부족한 교과를 공부할 수 있어 유리하다. 외국어 능력은 하나의 도구이다. 충남외고에 진학해 외국어능력을 신장시킨 학생이 소질과 적성에 맞는 대학 또는 학과에 들어간다면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다.

-예비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한 말씀.

교육은 만남이다. 어떤 학교, 어떤 교사를 만나느냐에 따라 학생의 인생이 바뀔 수 있다. 교육은 교사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 충남외고 교사들은 도내에서 선발돼 온 훌륭한 분들이다. 영재들을 가르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열정을 다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건 학교 분위기다. 학생들이 마음 편하게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물리적·심리적 환경을 조성했다. 흥미와 관심이 있는 학생, 영어능력을 바탕으로 대학에서 전공을 심화 학습해 전문가가 되고 싶은 학생들이 충남외고에 진학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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