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총장선거 '우편 투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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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총장 선거를 둘러싸고 영남대의 내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23일 총장 선거가 교직원 노조의 방해로 무산된 데 이어 지난 27일 선거도 총학생회.비정규 교수 노조의 방해로 중단되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다.

선거를 주관하는 교수회는 지난 27일 오전 경산 캠퍼스와 대명동 캠퍼스에서 총장 선거를 시작했다. 이날 선거의 유권자는 교수 639명과 교직원 노조원(52표 인정)이었다.

대학 측은 원활한 투표와 개표를 위해 용역업체 직원 30여명을 투표장 안팎에 배치했다. 그러나 비정규 교수(강사) 노조와 총학생회 등으로 구성된 '민주총장 사수 공동투쟁위원회'(공투위)는 "이번 선거는 학교 구성원 전체의 뜻이 반영되지 않은 것"이라며 실력저지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교수와 학생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충돌해 선거가 치러지지 못했다.

공투위는 "대학 선거에 용역업체 직원을 동원하는 등 민주적이지 못한 행동에 대해 교수회는 공개사과하라"고 요구하고 "민주 총장을 선발하기 위한 기구를 구성하라"고 촉구했다.

공투위는 이에 앞서 지난달 21일 총학생회와 영남대병원 노조, 비정규직 교수 등이 참가한 가운데 독자적으로 선거를 치러 강사 윤병태(44)씨를 총장 당선자로 뽑았다.

교수회는 두 차례 선거가 무산되자 우편 투표를 치르기로 했다.

교수회의 박원주 의장은 "이 같은 상황에서는 직접선거가 불가능하다"며 "다음달 7일까지 도착하는 우편 투표용지를 집계해 총장 당선자를 가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투위 관계자는 "교수회 측이 선거를 마치면 총장 단일화를 위한 대화에 나설 계획"이라 말하고 "교수회 측이 대화에 응하지 않으면 학교법인에 윤 당선자를 차기 총장으로 승인해 달라는 신청을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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