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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인간의 제6감이 되다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182호 07면

인천 국제디지털아트페스티벌 2010은 모바일에 의한, 모바일을 위한, 모바일의 행사다. 그 한가운데 스마트폰이 있다. 이 움직이는 ‘미디어’는 이미 우리 삶의 상당 부분을 새롭게 정의하기 시작했다. 예술도 마찬가지다. 총감독을 맡은 아트센터 나비 노소영 관장은 “디지털 미디어가 우리 삶에서 예술의 위치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보여 주고 싶었다”고 말한다.“예술이 소비재가 아닌, 생산재로 어떻게 기능하고 있는지 직접 와서 느껴 보시라”며 “특히 크리에이터들이라면 많은 창의적 영감을 얻고
새로운 비즈니스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인천 국제디지털아트페스티벌(indaf) 2010 9월 1~30일 인천 송도 투모로우시티·센트럴파크·트라이볼·인천대교전망대·컨벤시아, 문의 02-2121-0912

전시는 스마트폰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모바일 아트’를 비롯, 빛과 소리의 기본 성질을 오감에 접목한 ‘웨이브’, 모호하다는 뜻으로 컨버전스의 의미를 구현한 ‘블러’, 한·중·일 3국 젊은 작가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모은 ‘센스, 센시스’, 송도의 다양한 포인트에 예술을 가미한 ‘송도 9경’, 어린이들을 위한 ‘투머로우 스쿨’ 등의 주제전으로 구분했다. 최두은 큐레이터가 구성한 ‘웨이브전’에 참가한 프랑스 작가 세노코즘의 ‘빛 접촉’. 좌대에 놓은 공에 손을 올려놓으면 사람 몸에 흐르는 정전기에 반응해 빛과 소리가 나타난다. 옆 사람과 손을 맞잡으면 빛의 파장과 소리는 더욱 뚜렷해진다.

류병학 큐레이터의 ‘모바일 아트’에 나온 작품 ‘강아지&꽃’(2010)을 보자<사진 1>. 일반 전시라면 ‘작가 이동기’에 그쳤을 테지만, 여기서는 ‘앱 개발자:아이폰-김현우·김은섭, 안드로이드-정원석·김태원’ ‘시각디자인:이부기·김난희’라는 이름이 더 보태졌다.벽면에 그려진 이동기 작가의 그림 강아지에 스마트폰을 대면, 강아지 그림을 인식한 스마트폰 화면에 새로운 강아지의 모습이 뜬다. 그 강아지는 색깔이 바뀌기도 하고 멍멍 짖기도 한다. 평면 작품이 멀티미디어 공동 예술로 바뀌는 순간이다.

‘센스, 센시스’에 출품한 중국 작가 우쥬에후이의 ‘USB 기관’은 어떤가<사진 2>. 작가의 용접마스크 같은 헬멧에는 햐얀 전선으로 USB 마이크와 USB 카메라가 연결돼 있다. 신체기관이 USB 기관으로 진화한 미래의 인류라면, 신체 장기가 전자장치로 바뀔 수 있다는 주장을 작가는 퍼포먼스로 보여 주고 있다. 이화진·박미옥 작가의 ‘이미지, 인스트러먼트’는 들리지 않는 소리를 낸다<사진 3>. 헝겊으로 만든 악기를 연주하면 그 센서에 반응해 스크린 속 인물들이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춤을 춘다.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 이 공간을 즐겁게 하는 소리는 바로 사람들의 웃음이다. 소리가 들리지 않아도 소리를 느끼는 색다른 경험은 미디어를 통한 시각과 청각의 새로운 결합이 어떤 것인지 잘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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