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입식 독서교육 땐 읽기 공포감만 조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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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하루에 몇 권씩 서둘러 읽고는 독후감을 인터넷으로 올리라는 건 후진국형 독서예요. 부모와 교사가 먼저 책을 잡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아이들이 자연스레 독서와 친해지게 해야 합니다.”

『꿈꾸는 다락방』 『여자라면 힐러리처럼』등 총 100만 부 이상 팔려나간 자기계발서의 저자인 이지성(36·사진)씨는 입학사정관제를 겨냥한 주입식 독서 지도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2000년부터 8년간 분당 서현초와 성남 상암초에서 교편을 잡기도 했다.

이씨는 “독서의 기본은 ‘사람 만들기’”라며 “그런 목적이 아닌 입시용 독서교육은 아이들에게 큰 부담만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입시용 독서교육은 자칫 읽기에 대한 공포감을 조성해 의미는 모르면서 기계적으로 음만 발음하는 ‘초독서증(Hyperlexia)’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이 독서를 즐기기 위해서는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서현초 교사 시절 체험했다. 독서광인 그는 4학년 꼴찌 반 담임을 맡아 매일 아침 40분간 학생들에게 플라톤·장자·손자 등 동서양의 인문고전을 읽게 했다. 이를 통해 차츰 아이들이 바뀌었다. 평균 30점을 받던 아이가 1년 만에 평균 80점까지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이 같은 교육방식에 대한 일부 학무모의 반발에 부딪치기도했다. 교직생활을 접고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선 그는 올바른 독서법과 관련한 인터넷카페도 개설했다. 그의 카페에 레오나르도 다빈치, 아인슈타인 등 천재들의 독서법이 담겨 있다는 입소문이 퍼져 학부모만 3000명 이상 가입했다고 한다.

이씨가 추천하는 아이들의 독서 유도법은 단순하다. 부모와 교사가 먼저 책을 잡으라는 것이다. “독서 습관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학교에선 교사, 집에서는 부모가 한다. 교사들이 쉬는 시간에 먼저 도서관을 찾고 책을 봐야 한다. 그러면 아이들이 따라 하게 된다.”

이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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