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대비 작년에 입사서류 조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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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속영장이 발부된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정병연 지부장이 25일 저녁 구속되고 있다.광주=양광삼 기자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채용 비리에 노조 간부와 회사 간부들이 직접 개입했다는 사실이 인사 책임자의 증언을 통해 처음으로 확인됐다. 또 회사 측은 이미 지난해 9월 검찰의 내사 사실을 알고 입사 관련 서류의 조작에 나섰던 것으로 드러났다.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의 인사와 노무를 총괄했던 Y씨는 25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해 노조 집행부로부터 받은 10여명의 명단을 직접 인사팀장에게 주고 채용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부하직원에게 '앞으로 노사관리를 잘하기 위해 추천인이 있으면 더 좋다. 결격사유가 없고 같은 값이면 채용하라 '고 지시했다"며 "추천인을 통한 채용 규모는 잘 모르겠으나 나뿐 아니라 다른 임원들과 실무자들도 추천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 9월 이미 검찰 수사 사실을 보고받고 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당시 부하직원이 찾아와 '검찰 수사가 시작될 것 같다. 합격자 중에 점수가 낮은 사람이 있다'는 보고받았다"며 "당시 (인사 관련) 파일을 가져갔다고 들었고, (성적 조직 등을 통해) 대응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추천으로 채용된 직원의 총 점수를 올리고, 일부는 신체검사 서류를 해당 병원에 보내 기준에 맞추도록 했다는 것이다. 1079명의 신규 채용 인원에 대해선 "성적에 따라 입사한 사람도 많다"며 "(본사 감사팀에서 지적된 399명의 부적격자는) 평가 기준이 다른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광주=천창환 기자
사진=양광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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