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애용했던 난후호텔 ‘총통실’ 묵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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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7일 오전 여장을 푼 창춘시 난후호텔 정문. 김 위원장 일행을 태운 의전차량 20여 대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이곳에 도착했다. 호텔 정문을 지키는 공안이 취재진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총통실(프레지덴셜 스위트룸)의 내부 모습. [창춘 AP=연합뉴스]

○…지린(吉林)성의 최대 도시인 창춘(長春) 시내에 위치한 난후(南湖)호텔은 이곳을 찾는 VIP급 외빈들이 묵는 창춘의 영빈관으로 불린다. 호텔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중요한 회의가 있어 9월 5일께까지는 방이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 일행은 이날 오전 10시30분쯤(현지시간) 이 호텔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호텔은 대형 호수(난후)를 끼고 조성돼 평소에도 VIP급이 묵는 별관 쪽에는 일반인의 접근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위원장이 투숙한 총통(프레지던트)실은 하루 숙박비가 9999위안(170만원)으로 김일성 주석도 애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중국 언론이 침묵 중인 가운데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7일자 1면 머리기사로 “김정일이 어제 중국을 방문했다는 소문이 있다”며 한국 언론을 인용해 이례적으로 보도했다. 관례적으로 중국은 김 위원장이 방중 후 압록강을 건너 북한 땅에 들어가는 시점에 맞춰 국영 중국중앙방송(CCTV)과 관영 신화통신을 통해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보도해 왔다.

○…베이징의 주중 북한대사관은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분위기다. 이들은 김 위원장의 방중 소식을 아느냐는 질문에 “공식 발표가 나기 전에 우리가 알 길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와 관련해 베이징의 대북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할 경우 사전에 철저한 보안 조치가 이뤄지기 때문에 북한대사관의 몇몇 인사 정도만 상황을 파악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26일 밤에는 오후 10시20분쯤 지린시 우쑹(霧淞)호텔에서 의전차량이 빠져나와 지린 서역으로 이동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이 때문에 한때 “김정일 일행이 이미 지린을 떠났다”는 소문이 돌았으나 50분쯤 뒤인 11시10분에 차량이 호텔로 돌아왔다. 이후부터 우쑹호텔의 경비가 다소 완화돼 여전히 다양한 추측이 나왔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창춘·지린=신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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