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서 검사’ 의혹을 수사 중인 민경식 특별검사팀이 제보자 정모(52)씨가 제기한 진정서를 묵살한 의혹과 관련해 황희철 법무부 차관을 상대로 서면조사에 착수했다. 이준 특검보는 23일 “질의서가 완성됐으며 24일 황 차관 측에 이를 발송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서면을 통해 황 차관이 ▶지난 4월 초 정씨가 팩스로 전송했다고 주장한 진정서를 받았는지 ▶전화통화에서 어떤 내용이 오갔는지 ▶진주지청 근무 당시 정씨에게 접대받은 사실이 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정씨는 특검 조사에서 “차관실 팩스로 진정서를 전송했고, 황 차관과 직접 통화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차관은 이에 대해 지난 20일 “진주지청을 떠난 지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정씨로부터 ‘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접대 사실을 밝히겠다’는 전화를 받아 ‘밝힐 것이 있으면 밝히라’는 취지로 답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팩스로 받은 것은 한 장짜리 개인적인 서신이며 구체적인 접대 내역이 기재된 진정서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 “얼마 지나지 않아 진상규명위원회가 설치됐기 때문에 이를 은폐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이르면 이번 주 내 핵심 수사 대상인 박기준·한승철 전 검사장과 정씨의 대질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이 특검보는 “안병희 특검보가 23일 직접 부산에 있는 정씨를 찾아 일정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홍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