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지명자 인준 연기…민주당, 첫날부터'견제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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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아버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부부가 아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는 무도회에서 관중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 AP=연합]

미국 민주당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취임 첫날부터 밀어붙이고 있다.

민주당 하원 대표인 낸시 펠로시 의원은 "(부시 대통령의 재선 취임에 대해) 개인적으로 전혀 축하할 기분이 아니다. 전력을 다해 공화당의 잘못된 정책에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고 시카고 트리뷴지가 보도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지명자의 상원 본회의 인준투표도 20일에서 26일로 일주일간 연기됐다.

▶ 딕 체니 미국 부통령과 부인 린 여사가 20일 워싱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무도회에 입장하고 있다.[워싱턴 AP=연합]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침공을 강력히 비판해온 민주당 원로 로버트 버드 상원의원이 반발하면서 일사천리로 진행되던 인준 과정에 제동이 걸렸다. "라이스의 증언을 며칠간 검토하지 않고서는 인준투표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게 이유다.

이에 앞서 상원 외교위 인준투표에서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존 케리 상원의원과 바버라 복서 상원의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민주당은 또 알베르토 곤살레스 법무장관 지명자에 대한 상원 법사위의 인준도 다음주로 넘겼다. 곤살레스 지명자는 부시 대통령이 텍사스 주지사 시절부터 법률조언을 받아온 측근이다. 민주당은 "백악관 법률자문의 자리에 있으면서 이라크 포로에 대한 가혹행위를 사실상 용인했다는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左)가 콜린 파월 국무장관과 20일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부시 대통령 취임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워싱턴 AP=연합]

이 때문에 부시 대통령은 20일 취임식을 마치고도 2기 내각을 곧바로 출범시키지 못했다. 민주당은 특히 부시 대통령이 취임 연설에서 의례적인 유화 제스처조차 취하지 않은 데 대해 불쾌하게 여기고 있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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