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국정원, 국민 신뢰 고비 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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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20일 취임 이후 두번째로 국가정보원을 찾았다. 노 대통령은 고영구 국정원장에게서 '국정원 비전 2005년' 등의 업무 보고를 들었다. 직후 직급별 대표 155명 등 220명의 직원과 함께 격려 오찬을 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20일 국가정보원에서 열린 업무보고 및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

고 원장은 이날 국제.국내.북한 분야의 민간 최고 전문가를 1급 직위의 '국가정보관(NIO, National Intelligence Officer)'으로 임명해 각각 1.2.3차장 산하에 배치, 국가의 중요 현안 및 중장기 전략정보를 기획하도록 하겠다고 보고했다. 미 하버드대의 사회학 교수였던 에즈라 보겔이 미 정부의 NIO를 2년간 역임했던 방식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또 지금의 국정원 내 대테러 상황실을 확대 개편한 '테러정보통합센터'를 신설, 점증하는 국내외 테러위협에 대해 신속히 대응하겠다고 했다. "국가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일류 정보기관으로 거듭나겠다"는 게 고 원장의 다짐이었다.

노 대통령은 "국정원의 업무수행과 혁신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또 "그간 국정원은 불법 안 하기, 월권 안 하기와 같은 안 하기 개혁을 해왔다"며 "이제 국정원이 과거에 대한 부담을 털고 미래를 위해 자신있게 나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국민의 신뢰 회복이란 측면에서 완벽하지는 않지만 고비는 넘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는 미래지향적.진취적 개혁에 힘써 세계 최고의 선진 정보기관으로 발전해 달라"고 당부했다. "절제하는 국가기관이 돼야 하며 할 건 확실하게 하고 안 할 건 과감하게 털어버려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국정원이 보고한 비전에 두 가지를 추가하라"며 "첨단과학을 최대로 활용하는 첨단과학 정보기관, 민주주의 가치를 존중하는 민주국가의 정보기관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오찬에서 노 대통령은 "국민이 국정원에 대해 갖고 있는 딱딱하고 어두운 이미지와는 사뭇 달리 여러분의 표정이 밝고 부드러워 눈인사를 하면서 마음이 푸근해졌다"고 했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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