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vs 눈사람' 아이맥스영화 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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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면

아이맥스 영화의 화면은 거대하다. 일반 영화인 35mm 필름의 10배, 70mm 대형 영화의 3배에 달한다. 자리에 다소곳하게 앉아 지켜보는 게 아니라 현장 속을 직접 들어가 둘러보는 느낌을 준다. 그래서 거대한 광각 스크린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아찔한 느낌이야말로 아이맥스 영화의 매력이자 강점이다.

아이맥스용으로 제작된 컴퓨터 3D 애니메이션 '산타클로스 대 눈사람 3D'가 최근 미국에서 개봉돼 화제다. 양쪽 색깔이 다른 특수안경을 쓰고 봐야 하는 입체영화로 제작돼 독특하다. 컴퓨터 3D 애니메이션 '천재소년 지미 뉴트론'으로 올해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 후보에 올랐던 존 A 데이비스 감독과 그의 팀이 만들었다. '지미 뉴트론'에서 보여준 경쾌한 연출력과 탄탄한 기술력을 45분간 유감없이 발휘했다.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모든 시선이 산타 클로스에게만 쏠리는 것이 배가 아픈 한 눈사람이 산타의 마을에서 쫓겨난 뒤 눈사람 군단을 만들어 산타와 한판 승부를 벌인다는 이야기. 감독 존 데이비스는 크리스마스 특유의 신나는 분위기는 물론 '스타워즈-제국의 역습'이나 디즈니의 '토이 스토리' 그리고 1960년대 나왔던 TV용 인형 애니메이션 '산타클로스 우리 마을에 오시네'의 명장면까지 패러디해 아이들과 어른들의 웃음보를 한껏 간지럽힌다.

97년 스페셜 TV 애니메이션으로 선보였던 작품에서 아이디어를 따온 이 작품의 진짜 볼거리는 특수효과. 눈이 펄펄 휘날리는 장면은 무심코 손을 내밀 정도로 사실적이며 하늘을 나는 순록은 진짜 머리 위로 지나가는 듯한 느낌을 주는 데다 디지털 음향 처리된 캐럴까지 객석을 사로잡는다고 한다.

아이맥스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은 많지 않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디즈니가 2000년 선보인 '판타지아 2000'과 2001년 아카데미상 단편 애니메이션부문 상을 수상한 캐나다·일본·러시아 3국 합작 애니메이션인 '노인과 바다'(감독 알렉산더 페트로프)를 꼽을 수 있다.

현재 국내의 아이맥스 영화관은 서울 63빌딩과 대전 엑스포 공원의 두 곳. 서울의 경우 내년까지 상영 일정이 이미 잡혀있으며 애니메이션을 상영할 계획은 없다고 한다.

정형모 기자 h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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