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TV토론]兩黨 "토론 방식 바꾸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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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4일 대선 후보 TV 합동토론의 진행방식을 바꿔야한다는 주장을 했다. 주제와 동떨어진 발언이 나와 토론의 맥이 끊기곤 했다는 것이다.

예컨대 3일 토론에서 도청의혹과 관련해 노무현 후보가 국정원을 해외정보처로 개편하는 문제에 대해 발언하자 다음 발언권을 얻은 권영길 후보는 "앞서 이회창 후보가 선도적 군축(軍縮)이 이상적이라고 했는데…"라고 말해 혼선이 생겼다는 것이다.

사회자가 주제와 다른 발언이라고 제동을 거는 경우도 잦았다.

양당은 이 같은 현상이 후보들에게 한두번의 발언기회만을 준 뒤 북핵(北核)·SOFA개정·도청·정치개혁 식으로 주제를 쉴 새 없이 바꾸는 바람에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발언시간도 1분∼1분30초로 제한돼 집중토론이 이뤄지기 어려웠다고 볼멘 소리들을 했다.

실제 토론 후 李후보는 "1분 안에 말하려고 하니 답답했다"고 했고, 盧후보는 "초점이 안맞고 산만하게 진행된 것 같다"고 평했다.

"재치문답식"(민주당 辛基南최고위원)이었다거나 "제식훈련식"(한나라당 孟亨奎의원)이었다는 문제제기도 나왔다.

민주당 이해찬 기획본부장은 "한 후보가 질문하면 상관없는 후보까지 정해진 순서대로 답변하는 것은 문제"라고 했다. 신기남 위원은 "1대1 토론으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사회를 본 염재호(廉載鎬)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TV 시사토론처럼 보다 자유롭고 공방이 많게 운영될 경우 공정성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강민석 기자

ms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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