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콤 웃고 하나로 울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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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데이콤이 파워콤을 인수했다는 소식에 힘입어 2일 10.82% 올라 1만8천9백50원을 기록했다. 거래량도 지난 달 29일(79만주)보다 크게 늘어나 2백65만주를 기록했다. 반면 파워콤 인수에 실패한 하나로통신은 1.31% 떨어져 3천7백60원으로 장을 마쳤다.

데이콤은 지난달 29일 한국전력으로부터 파워콤 지분 45.5%(6천8백25만주)를 주당 1만2천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했다. 투자자들은 데이콤의 파워콤 인수를 호재로 받아들였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향후 주가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동원경제연구소 양종인 연구원은 "데이콤이 파워콤 인수에는 성공했지만 인수비용만큼 시너지 효과를 낼지는 의문스럽다"며 데이콤에 대해 중립 의견을 제시했다.

SK증권 김정열 연구원은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가 최근 1천만명을 넘는 등 시장이 포화 상태인 점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인수전에서 탈락한 하나로통신의 주가 전망도 밝지 않다는 분석이다. 데이콤이 초고속인터넷사업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두루넷 인수를 추진하게 되면 경쟁력 약화를 막기 위해 설비투자를 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SK증권 金연구원은 "데이콤의 파워콤 인수로 인해 하나로통신은 KT 이외에 또 하나의 거대 경쟁업체를 상대해야 할 처지"라고 평가했다.

한양증권 성태형 연구원은 "데이콤의 파워콤 인수로 통신서비스 부문에서 KT·SK텔레콤·LG그룹의 3강 구도가 굳어지면 하나로통신의 독자생존은 힘겨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成연구원은 "하나로통신의 설비투자가 최근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면서 3분기에 처음으로 1백3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투자 회수기에 진입해 내년에는 흑자를 낼 것으로 보이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하재식 기자

angelh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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