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詩가있는아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미군들이 쑤왈거리다가 메이비,

하고 떠나고, 그리하여 너는

메이비가 되었다.

미제 껌을 씹는 메이비. 종아리 맞는

메이비. (----)

아이들은 밀려 닥치고.

그 뒤에, 허리에 손을 얹고 섰는

미군 같은 메이비. (----)

남자보다 뚝심 센 여자애보다

뚝심 센 메이비. 여자애를 발길로

걷어차는 메이비.

-장영수(1947∼ )'메이비' 부분

이 시가 발표된 연대(1974년)로 보아 미군의 사생아 메이비가 살아 있으면 아마 사십대에 접어들었을 것이다. 제2차세계대전 때까지만 해도 미군은 인본주의를 섬기는 세계평화의 사도로 알려져 왔는데, 불과 반세기 만에 인디언을 말살한 인종차별주의자, 내전개입자, 민간인 학살자, 양민 참살자로 이미지가 바뀌어 버렸다. 기사도와 퓨리턴의 후예들이 팍스 아메리카나를 얼마나 지속시킬지 의문이다.

김광규<시인>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