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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고 있는 대형할인점

중앙일보

입력


저렴하고 대중적인 제품만 판매하던 창고형 할인점 시대는 갔다. 프리미엄 제품과 서비스, 휴게 공간을 갖춘 신개념 쇼핑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샤넬백을 사고 호텔 케이크도 맛보는 우아한 쇼핑, 백화점이 아닌 대형할인점에서도 가능해졌다.

명품 브랜드 제품도 시중보다 저렴하게

 지난 4일 첫선을 보인 홈플러스 오르루체 명품관이 개점 일주일 만에 매출 1억원을 돌파했다. 기존 패션 임대 매장 월평균 매출의 2배를 웃도는 성적이다. 홈플러스 잠실점 3층에 위치한 오르루체 명품관은 홈플러스가 명품수입 전문회사 오르루체 코리아와 손잡고 인기 명품을 판매하는 신개념 명품 매장이다.

 백화점보다 최대 30% 저렴하게 판매해 여성들의 호응이 높다. 직수입을 통해 유통마진을 최소화하고 판매수수료를 백화점보다 20~30% 낮춘 덕분이다. 프라다·샤넬·구찌·셀린느·페라가모·마크 제이콥스·입생로랑 등 17여 가지 브랜드의 의류와 가방·지갑·구두 등 총 300여 종의 상품을 갖추고 있다. 샤넬이 가장 인기 있고 크리스찬 디올과 페라가모를 구입하기 위해 매장을 찾는 이들도 많다.

 신상품은 시중보다 10~15%가량 저렴하며 스테디셀러 상품은 20~30%, 이월상품은 최대 50% 싸다. 명품관을 찾은 주부 황성숙(47·송파구 잠실동)씨는 “할인점에서 명품을 판매한다는 것이 낯설었지만 백화점에서 460만원대인 샤넬 빈티지 2.55백이 380만원대에 살 수 있어 놀랐다”며 “백화점과 동일한 A/S도 된다고 하니 꼭 하나 갖고 싶었던 명품을 구입하기에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시중 300만원대인 크리스찬 디올 다이아나백은 240만원, 시중 300만~400만원대인 보테가 베네타백은 200만~300만원대에 판매된다. 홈플러스는 오르루체 명품관을 9월까지 일산 킨텍스점·부천 상동점·부산 센텀시티점 등에 차례로 오픈하고 내년까지 주요 거점 점포를 중심으로 10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마트에서도 명품을 구입할 수 있다. 지난 5월 4일 롯데홈쇼핑과 함께 대형할인점 최초로 월드점(송파구 잠실동)에 홈쇼핑 히트상품 전용 매장인 ‘롯데홈쇼핑 팝업 스튜디오250’을 오픈했다.

 롯데마트 월드점 2층에 영업면적 62㎡의 숍인 숍 형태의 단독 매장 형태로 구성된 이곳은 TV홈쇼핑을 통해 눈으로만 보고 구매하던 인기 제품을 직접 만져보고 살펴본 후 구매할 수 있어 반응이 좋다. 세트 구성 품목도 낱개 아이템으로 구입할 수 있어 편리하다. 구찌·페라가모·프라다 등 7개 브랜드의 70여 개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명품뿐 아니라 롯데홈쇼핑 대표 디자이너 의류브랜드와 인기 주얼리 브랜드의 제품도 갖추고 있다.

호텔 케이크도 우아하게 즐긴다

 지난 6월 신세계 이마트 베이커리 코너에서는 조선호텔 베이커리인 ‘베끼아 에 누보’의 디저트 케이크 4종이 판매되기 시작했다. 대형할인점에서 호텔 케이크를 판매한 것은 최초다. 파티 문화가 대중화되고 입맛이 서구화되면서 대형할인점 내에서 고급 제과를 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이마트에서 판매되는 일반 케이크보다 30~40% 비싸지만 개점 이후 50일 동안 6500여 개가 판매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모으고 있다.

 홈플러스에서는 베이커리 전문회사 ‘아티제블랑제리’를 만날 수 있다. 국내 최고급 수준의 베이커리로 정평이 난 호텔 신라와 제휴해 만든 브랜드다. 천연 발효빵· 곡물빵 등 유러피안 스타일의 신선한 베이커리를 주력 상품으로 내걸고 유기농 재료로 만든 웰빙형 신상품 등 프리미엄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 1호점인 잠실점을 비롯해 전국 홈플러스 117개 점포에 입점해 있다.

 홈플러스는 수제 초콜릿 전문업체인 ‘JF&B’와 손잡고 고급 디저트류를 판매하는 ‘프리미엄 디저트존’도 운영한다. 지난달 문을 연 이 코너는 미니 타르트와 티라미스·푸딩·치즈스틱 등 프리미엄 디저트 16종을 갖추고 있으며 추후 품목이 늘어날 예정이다. 1품목당 1000~2000원대로, 백화점 디저트존에 비해 저렴하다.

30만~40만원대 고가 냄비 세트도 인기

 주방용품도 프리미엄 제품이 강세다. 이마트는 2008년 5월부터 세계주방용품 편집매장인 ‘월드퀴진’을 운영하고 있다. 휘슬러·실리트·헹켈 등은 물론 리델·ELO 등 백화점 리빙관에서만 구입할 수 있던 약 20개의 유명 브랜드를 갖추고 있다. 할인점에서 30만~40만원대의 고가 냄비세트, 10만~20만원대의 프라이팬이 팔릴까라는 우려와 달리 올해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간 대비 31% 성장했다. 이마트 프로모션팀 김근만 팀장은 “최근 가격경쟁력 외에도 상품의 다양성을 따지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백화점이나 전문점에서만 있던 프리미엄급 제품이나 이색 상품 등 차별화된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품격 소비 성향에 맞춰 대형할인점에 갤러리도 등장했다. 홈플러스는 잠실점·강서점·광양점·북수원점 등 9개 점포에 ‘홈플러스 열린 갤러리’를 마련해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사진설명] 인기 명품을 시중 백화점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홈플러스 잠실점의 오르루체 명품관(왼쪽). 호텔 신라와 제휴한 ‘아티제 블랑제리’도 홈플러스에 입점해 프리미엄 웰빙 빵을 선보이고 있다.

<하현정 기자 happyha@joongang.co.kr 사진="최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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