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특구]工團 이사장 현대아산서 임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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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북한이 27일 개성공단 특구법을 발표함에 따라 금명간 최초의 남한 출신 공단 이사장이 선정돼 부임하는 등 사업이 본격화된다. 현대아산과 토지공사가 주관이 돼 다음달 말 착공식을 갖고, 공업지구법의 세칙도 마련된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아직까지 토지 무상 임대에 대한 이용증을 북측으로부터 받지 못했지만 북한이 약속대로 이달 중 관련 법을 제정한 것은 개성공단을 경협 핵심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초대 공단 이사장 누가 될까=개성공단에 대한 관리·운영은 가칭 '개성공업지구 관리공사'라는 신설 법인을 개성시내에 설립한다. 공사는 개성공단에 대한 ▶영업허가 및 건축물 인허가▶각종 투자 신청 접수·승인▶인원·물자의 반출입 등 경제활동과 관련 행정업무를 총괄해 결정한다. 내년 3월께는 우선 공장부지 분양을 실시한다. 특히 이곳의 책임자는 남한인사로 하기로 합의된 상태다. 남포공단이나 평화자동차 등 합영형태의 남북경협에 남측 인사가 공동 부사장 등을 맡은 적은 있지만 북한지역 내에서 사업 총괄권한을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란 얘기다.

공사 운영은 북측 대표자와 현대아산·토공·남측 정부기관 관계자 등 4자 대표가 모여 공동 운영한다. 이사장은 현대아산에서 임명한다.

이사장 후보로는 현재 현대아산에서 개성공단 사업을 총괄하는 심재원(56) 전무가 유력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沈전무는 경기고·서울대 기계과 출신으로 현대건설에서 25년을 근무한 공단 개발 전문가다. 2001년 현대아산으로 회사를 옮긴 그는 26일 실무자 4명과 토공 직원 4명을 이끌고 중국 베이징을 통해 개성에 들어가 세부 실무사항을 북측과 협의하고 있다.

◇사업 추진=현대아산은 연말까지 개성공단에 공장 유치나 투자를 희망해 왔던 7백여개사에 대한 옥석 가리기에 나선다. 공장 유치가 가능한 3백여개사를 먼저 추려내 우선순위를 부여해 공장 부지를 매각하겠다는 계획이다. 노동 집약적인 섬유·의류·신발·가방·완구 등의 중소기업을 우선적으로 유치한다.

투자 희망 회사인 J사 관계자는 "임금·임대료에 대한 최종 결정이 나와봐야겠지만 북측이 특구법 발표 약속을 지킨 것으로 볼 때 개성공단은 성공 가능성이 크다"며 "투자 이익을 송환할 수도 있어 베트남 등에 있는 현지 공장보다 유리한 점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평당 분양가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중국 단둥 지역이 5만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10만원 안팎이 적절하다는 것이 우리측 입장이다. 10만원이 넘어서면 국내 지방공단보다 별다른 경쟁력이 없다는 분석이다.

1단계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2단계(2∼5년차·2백만평)와 3단계 사업(6∼9년차·5백50만평)이 차례로 진행돼 1천여개 업체가 입주, 8만명을 고용하게 된다. 기술집약적 경공업과 중공업, 산업설비 및 첨단산업 분야 기업도 진출한다.

2015년께 2천만평에 대한 개발이 완료되면 고용인구 25만명, 연 1백50억달러를 생산하는 거대 공업단지로 바뀐다는 청사진이다.

김태진 기자

tj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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