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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간부, 한국 기업 등서 거액 받아 기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미국 애플사의 중간 간부가 한국 등 아시아 부품 공급 업체 6곳으로부터 거액의 뒷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고 미 새너제이머큐리뉴스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3일 사기·돈세탁·금품수수 등의 혐의로 체포된 폴 신 드바인(37)은 2005년부터 애플의 글로벌 공급 담당으로 일해 왔다. 아이폰과 아이팟에 쓰이는 부품·액세서리 공급업체를 선정·관리하는 게 주업무였다. 드바인은 자신의 직책을 이용해 얻은 내부 기밀을 아시아 부품 공급 업체들에 제공하고, 그 대가로 수년간 100만 달러(약 12억원) 이상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업체들은 드바인에게 건네받은 정보를 애플과의 계약을 유리하게 이끄는 데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바인의 소장에는 그에게 금품을 제공한 업체들의 이름은 명시되지 않았다. “중국·한국·대만·싱가포르를 포함한 아시아 국가의 기업들”이라고만 기재됐다. 하지만 미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14일 “한국의 크레신, 중국의 케다전자, 싱가포르의 진리몰드매뉴팩처링 등이 관련 업체”라고 보도했다. 또 드바인과 함께 기소된 앤드루 앵에 대해 “싱가포르 진리사 직원으로 드바인과 부품 업체들의 거래를 중개하는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소장에는 드바인이 부품 업체들로부터 받은 금품을 앵과 나눈 것으로 돼 있다.

WSJ가 드바인에게 금품을 제공한 한국 업체로 지목한 크레신은 휴대전화 및 포터블 오디오용 이어폰·헤드폰 전문 생산업체다. 애플 아이폰·아이팟용 제품도 공급하고 있다. 본지는 15일 여러 차례 크레신 측과 통화를 시도했으나 접촉에 실패했다.

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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