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임금협상·명예퇴직… 은행권 勞使政 냉기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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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은행권 노사관계가 합병과 임금협상 문제 때문에 심상치 않은 모습이다.

또 일부 은행은 명예퇴직(명퇴) 바람으로 술렁이고 있다.

정부가 매각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조흥은행의 노동조합은 다음달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매각심사소위원회 개최 일정에 맞춰 총파업을 하겠다며 '강제 합병 반대'를 외치고 있다.

전산통합 이후 본격적인 조직 통폐합을 준비 중인 국민은행과, 하나은행과의 합병을 시작한 서울은행은 명퇴 바람을 맞고 있다.

서울은행은 노사간 완전 자율희망퇴직 합의에 따라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희망퇴직을 신청한 4백3명을 내보낼 예정이다.

서울은행 관계자는 "5백19명을 줄이려 했으나 노사 합의로 신청자만 우선 퇴직시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점포 통폐합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선 국민은행은 조직개편을 통해 중복 인원을 정리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달 말까지 3천9백명에 대한 대규모 승진·전보인사를 단행한 뒤 명예·희망퇴직에 나설 예정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명퇴는 노사 협의사항이므로 명퇴금 수준 등이 합의되면 자연스럽게 수백명의 명퇴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금인상 문제를 둘러싼 대립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한미은행은 지난 9월부터 노사가 임금인상(노조 12.3%, 은행 6.5%)· 사무직군 폐지 문제를 놓고 협상을 벌여왔으나 이견 차이를 좁히는데 실패해 노조가 지난 8일 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을 했다. 노조는 22일 본(本)조정 협상 이후에도 은행측과 협상이 어렵다고 판단할 경우 29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잡아놓고 있다.

제일은행 노조도 임금협상을 놓고 은행측과 갈등을 빚던 끝에 지난 12일 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을 했다.

허귀식 기자

ksli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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