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성 피부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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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2면

한방에서 '태열'이라고도 하는 아토피성 피부염은 피부가 가렵고 짓무르고 상처가 날 정도로 긁어도 시원하지 않아 보는 이를 안타깝게하는 질환이다. 아토피성 피부염은 알레르기 질환으로 유전적 소인도 있으며 환경 요인에도 많은 영향을 받는다.

보통 유아기 때 나타나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도 많지만 성장하면서 점점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증상이 만성적으로 나타나고 치료가 쉽지 않아 장기간 지속되는 편인데 주로 얼굴·목·겨드랑이와 피부가 겹치는 팔꿈치 등에 증상이 심하게 나타난다. 천식이나 알레르기 비염을 동반하기도 한다.

한방에서 보는 태열은 피부의 저항력이 무력해져서 오는 것이다. '혈풍'이라 하여 말초 모세혈관의 열독이 기육(肌肉:살)에 쌓여 피부가 저항력을 잃고 가려우며 헐고 상처가 난다. 이 때는 피부 자체만 치료할 것이 아니라 피부를 떠받쳐주는 조직들의 대사(代謝)장애를 개선시켜주어야 한다. 대부분 환자들은 코티숀 계통의 피부연고제를 남용하여 피부가 코끼리 살처럼 두꺼워진 경우가 많다. 이는 원인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증상만을 개선시켜주는 것이어서 재발이 많다. 따라서 청기산(淸肌散)·가미 생료사물탕(加味 生療四物湯)등을 장복하여 열독을 풀어주고, 체질을 개선시켜주면 아토피성 피부염을 치료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체질개선 치료는 유아기를 지난 아동기 이후로 하는 것이 좋다.

아토피성 피부염은 더우면 더욱 가렵기 때문에 항상 몸을 서늘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게다가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는 집먼지 진드기는 섭씨 25∼28도, 습도 75∼80%에서 크게 번식하므로 실내온도와 습도를 이보다 훨씬 낮은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집안에 카페트는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부득이할 경우에는 진드기 살충제를 뿌려준다.

몸이 가려울 때는 부신피질 호르몬제를 바르지 말고 대신 참기름을 발라주면 일시적으로 가려움증이 없어진다. 또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인스턴트 식품을 제한하고, 피부염은 스트레스에 민감하므로 자극적인 충격을 주지 않는 것이 좋다. 따라서 기름기가 많은 돼지고기와 닭고기·계란 등은 가려움증을 더욱 유발하므로 삼간다. 집안에 자극성이 강한 향수나 세제를 피하는 것도 가려움증을 예방하는 좋은 방법이다.

신준식 자생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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