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1백억 공들인 대산재단의 문학사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7일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은 대산문학상 수상자를 선정,발표했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이 문학상은 시(시조)·소설·희곡·평론·번역 등 5개 부문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종합 문학상이다. 수상작들엔 외국어로 번역출판되는 기회도 주어진다.

교보생명에서 출연한 대산문화재단은 지난 10년간 다른 종합 문화재단과 달리 문학 진흥에만 주력,지난해 말까지 총 1백여억원을 지원했다. 문학을 문화예술의 핵으로 보면서 이 땅의 문학을 진작시키고 동시에 세계에 널리 알림으로써 세계문학의 주류로 흐르게 하기 위해서다.

최근 2년간 단행본으로 출간된 작품에 주어지는 대산문학상 외에 젊은 문인들에게 주어지는 창작기금,한국문학의 세계화를 위한 번역지원, 청소년 문학상과 고교순회 문학강좌 등이 주요 사업이다. 또 2000년을 여는 젊은 작가포럼(1998),한국현대문학 100년 심포지엄(1999)을 비롯,2000년에는 피에르 부르디외·월 소잉카 등 해외 저명문인 19명과 한국문인이 대거 참여한 서울국제문학포럼을 여는 등 기획사업도 펼치고 있다. 이 문화재단의 노력으로 지난 10년간 한국문학은 어느 정도 투명한 장으로 나올 수 있었다. 문학단체나 문예지, 공공단체가 주는 상이 간혹 책 장삿속이나 나눠먹기식으로 흐른 것과는 대조적이다. 무엇보다 무릇 문학상이라면 문학의 질적 수준을 담보해 지금 우리 문학의 모범이 되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줘야 한다는 사실을 대산문학상은 문단에 심어줬다.

대산문화재단은 창립 10주년을 맞아 이달 말부터 다양한 기념행사를 펼친다. 표 안나게 순수문학 쪽에만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이 재단의 10주년에 지금까지 지원받은 1천여명의 수혜자는 물론 문인·문화인들은 마땅히 경하할 일이다. 대산문화재단도 창립 취지대로 문화의 핵인 문학발전을 위해 좀 더 나은 지원과 심사 제도를 계발해 나가길 빈다.

문화전문기자

bacchus@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