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 친정체제 구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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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8일 베이징에서 개막되는 중국 공산당 제16기 당대회(16大)를 앞두고 중국의 차세대 지도부를 구성할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7명의 명단이 확정된 것으로 6일 알려졌다. 중국 공산당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정치국 상무위원 그룹에 오르게 될 사람은 후진타오(胡錦濤)국가부주석, 원자바오(溫家寶)부총리, 쩡칭훙(曾慶紅)전 공산당 조직부장, 우방궈(吳邦國)부총리, 황쥐(黃菊)전 상하이(上海)시 당서기, 뤄간(羅幹) 당 정법(政法)위원회 서기, 자칭린(賈慶林)전 베이징(北京)시 당서기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CNN방송도 7명의 명단이 지난달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의 방미 직전에 확정됐다고 6일 보도했다. CNN은 중국 공산당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江주석은 권한이 막강한 공산당 총서기직을 포기하는 대신 정치국 상무위원 7명 가운데 4명을 쩡칭훙·우방궈·황쥐·자칭린 등 자신의 측근들로 채울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중국의 4세대 지도부는 당 총서기와 국가주석직을 승계하게 될 胡부주석이 선두주자로 나서는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상무위원 7명 중 4명이 江주석의 인맥으로 채워져 실제로는 江주석의 친정(親政)체제가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그러나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7명 상무위원의 윤곽은 드러났지만 전혀 새로운 인물이 진입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면서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층의 상무위원이 새로 탄생해 胡부주석 이후의 제5세대 지도부의 핵심을 이룰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중국 공산당은 16대 개막을 하루 앞둔 7일 예비회의와 주석단 1차 회의를 열어 대회 회기와 의사일정 등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후난(湖南)성 당 대표들이 지난 5일 베이징에 도착한 것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2천1백명의 대표들이 대회가 열리는 베이징으로 모여들고 있다.

중국 공안당국은 당 대회의 안전한 진행을 위해 시내 전역에서 삼엄한 경계망을 펴고 있다. 특히 지난 2주 동안 시내 서북쪽 아시아선수촌(亞運村) 지역 등 두 곳에서 폭발물이 발견됨에 따라 선양(瀋陽)군구로부터 일부 병력을 이동시켜 안전조치 등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 베이징 외교가의 한 소식통은 "동북 3성을 비롯한 소요 가능성이 큰 지역에 대해 공안들의 검문·검색이 크게 강화된 것으로 안다"면서 "신장(新疆)위구르 지역의 독립세력과 중국 경내에 거주하는 탈북자 등도 단속 대상"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반체제 인사 1백92명은 6일 중국 공산당 앞으로 공개탄원서를 보내 이번 16대에서 민주주의의 기틀을 마련하고 천안문 사태를 재평가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kjyoo@joongang. co.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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