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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찾기 하러 가요

중앙일보

입력


“남편과는 대화가 되지 않아.” “아이가 내 기대만큼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을까.”“요즘들어 왜 이렇게 외로울까.” 많은 불만과 우울을 벗어 던지려면 ‘나를 제대로 바라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내 안을 들여다보고 마음을 비우는 방법을 알려주는 곳에 사람들의 발길이 모이고 있다.

마음의 짐을 내려놓다 심리 카페 ‘홀가분’

“세상에 홀가분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심리 카페 ‘홀가분’ 에 다녀간 어떤 이의 방명록 첫머리다. 이곳이 문을 열게 된 근원이 되는 의문이기도 할 것이다. 사람의 감정중 가장 편안한 상태를 일컫는 ‘홀가분하다’라는 단어를 간판으로 내건 이곳은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씨와 그의 남편이자 심리치유 전문기업 ‘마인드 프리즘’의 공동대표인 이명수씨가 지난달 24일 오픈했다. 정씨는 “인간은 무엇이 보태진 상태가 아닌 거추장스럽지 않고 가뿐한 상태에서 가장 큰 기쁨을 얻는다”며 “이 공간에서 그런 홀가분한 상태를 느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기업 임원들이 주로 이용했던 고가의 심리 상담 프로그램인 ‘마인드 프리즘’의 다양한 심리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프로그램을 통해 나 자신과 타인의 심리적인 특성을 이해하고, 심리 트레이닝을 거치면서 상처와 분노 등을 위로 받는 치유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 외롭고 쓸쓸한 주부들이 주고객일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30·40대 직장 남성이 혼자 카페에 들어서는 것도 낯설지 않다. 친구는 물론 연인, 부모와 자녀가 함께 오기도 한다. 수다를 떠는 카페지만, 심리 프로그램을 통해 그동안 하지 못했던 ‘너와 나의 의미 있는 이야기’를 나눈다는 게 여느 카페와 다르다. 기본 입장료 1만원을 내면 차도 마시고 기분 지수·마인드링·심리궁합·관계게임 등의 심리 프로그램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1인 프로그램인 ‘핵심 감정 찾기’는 내 행동 양식과 사고에 큰 영향을 미친 과거의 나를 만남으로써 나를 되돌아보게 되는 프로그램이다. “핵심 자아 찾기를 통해 나 자신을 더 깊이 알게 됐다”는 직장인 최명은(34)씨는 “어린 시절의 힘들었던 내 모습을 떠올리고 그 상황을 위로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지금의 내가 위로를 받는 기분이었다”고 전했다. 2인 프로그램으로는 ‘마음 소통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중학생 딸과 함께 온 주부 김혜란(43)씨는 “아이를 위해 ‘뭘 해줄까’라는 생각만 했었는데 ‘아이의 마음이 어떨까’ ‘아이가 원하는 것은 뭘까’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만족스러워 했다. 핵심 자아 찾기는 3만원, 마음소통 프로그램은 1만8000원. 그외 다양한 유·무료 프로그램들이 있다. 1층에 마련된 ‘홀가분 갤러리’에서는 치유적 메시지를 주제로 매달 전시회가 열린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 3번 출구 CGV골목 안 도보 5분. ▶문의=02-517-8553

침묵으로 발견하는 나 길상사 ‘침묵의 집’

성북동 길상사에는 일반인들이 참선을 할 수 있는 ‘침묵의 집’이 있다. 극락전 왼편에 위치한 작은 수행터인 이곳은 참선이나 명상 경험이 없어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주의할 점은 한 가지, 침묵해야 한다는 것. 도시에서의 복잡한 삶 속에서 잃어버렸던 침묵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자신의 방식대로 자유롭게 참선을 하면 된다. “종교와 상관없이 답답할 때마다 찾는다”는 주부 정숙영(45)씨는 “명상을 한 후 가벼워진 마음으로 절 주변을 산책하면 마음이 한결 편안하고 풍요로워진다”고 말했다. 이용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일요일은 오후 4시 이후 가능).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6번 출구 50m 지점 길상사 운행 버스 이용. ▶문의=02-3672-5945~6

비울수록 채워진다 마음수련원

비영리 평생교육기관인 마음수련교육원은 ‘마음 비우는 법’을 알려주는 교육을 실시한다. 한국은행·대구은행·일산 백병원·기아자동차 등 각종 기업들의 연수 프로그램으로도 활용되는 프로그램이다. 충남 논산에 위치한 교육원을 비롯해 전 세계의 280여개 마음 수련회에서 교육이 실시되고 있으며 논산교육원에서는 집중 과정이 이뤄진다. 수련은 1과정부터 8과정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되며 참가 비용은 1과정(1주) 24만원, 2과정부터 8과정까지는 일주일에 14만~18만원(숙식비 포함)이다. 장기간 체험이 어렵다면 지역 수련원을 이용하면 된다. 24시간 문이 열려 있어 언제든 편리한 시간에 방문할 수 있다. 마음 수련 1단계를 거치는 데 90시간(약 1개월) 정도가 걸리며, 도움(스탭)들이 24시간 상주해 논산교육원과 동일한 내용을 교육해준다. 지역 수련원 등록비는 월 17만원. 지역 마음수련원에서 여는 무료 공개강좌도 있다. 홈페이지(www.maum.org)참조. ▶문의=041-731-1114

[사진설명]심리 카페 ‘홀가분’에서는 나 자신과 타인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심리 프로그램을 체험해볼 수 있다.

< 하현정 기자 happyha@joongang.co.kr / 사진=최명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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