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경제팀 확 바뀔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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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홍콩=이양수 특파원] 중국의 경제팀이 다음달 8일 있을 공산당 제16기 전국대표대회(16大)를 앞두고 대대적인 물갈이 작업에 들어갔다.

무역·철도·교통 분야를 맡은 부장급(장관급)들이 최근 새로운 인물로 교체된 데 이어 통신·전력·보험 분야까지 하마평이 무성하게 나돌고 있다.

이들 부서는 특히 중국 대륙의 외국기업 투자와 고속철도·이동통신·전력설비 등 알짜배기 사업을 움켜쥐고 있는 곳이다.

중국의 경제부처들은 내년 봄까지 다시 한번 세대교체의 거센 바람을 맞을 전망이다. 16大 뒤 장쩌민(江澤民·76)국가주석-주룽지(朱鎔基·74)총리가 권력 일선에서 퇴진하고 이들보다 훨씬 젊은 '후진타오(胡錦濤·60)주석-원자바오(溫家寶·59)총리'체제가 들어설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정보통신 업체의 생사여탈권을 휘둘렀던 우지촨(吳基傳) 신시(信息)산업부장은 미국식 통신위원회(FCC)제도 도입과 함께 내년 3월께 물러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후임에는 우전(郵電)분야의 경력을 갖춘 왕쉬둥(王旭東) 전 허베이(河北)성 당위(黨委)서기가 거명된다.

'1사(社)독점'체제를 깨고 지역·기능별 회사를 설립한 전력분야 역시 차이쑹웨(柴松岳)전 저장(浙江)성장이 최근 전력감리위원회 주비조(籌備組)조장에 임명돼 사실상 사령탑을 넘겨받았다. 하지만 새 경제팀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다.

우선 총리 후임자로 꼽히는 원자바오 부총리는 지방행정에서 잔뼈가 굵었고, 외국 기업을 상대한 경험이 짧다. 농업문제를 관장했던 그는 "농민들이 자유롭게 작물을 선택해 심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 개혁 색깔을 보였다.

하지만 주룽지 총리가 과거 상하이(上海)를 개발했던 것처럼 한 지방을 통째로 맡아 운영했던 경험이 없다는 게 약점이다.

대외무역경제합작부장으로 내정된 뤼푸위엔 부부장은 자동차·기계 분야에서 일하다가 지난 3월에야 대외무역과 투자업무를 처음 다루기 시작했다. 보험 분야를 총괄하게 될 우정푸(吳正富)전 중앙기율위 비서장은 국무원 심계서(審計署·감사관련 부서)에서 근무했다는 게 그나마 보험과 관련된 경력이다.

이때문에 일각에선 "(경제팀의 개편이)능력·경력보다 정파·지역 간의 타협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yaslee@joongang. co.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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