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지진해일 반사효과 '별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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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제주도 관광업계가 연초부터 속앓이를 하고 있다.

남아시아를 강타한 지진해일의 영향으로 내심 반사이익을 기대했지만 현실은 딴판이다.

제주도관광협회 공항안내소 집계 결과 올들어 지난 9일까지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0만9500여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2만6100여명에 비해 13%가 감소한 수치다.

이달 중순까지 렌터카.전세버스의 예약률은 30~40%에 그쳤다.

대장정렌터카 진선미 차장은 "한겨울 제주가 비수기인 데다 지진해일 등의 탓으로 아예 여행자제 분위기가 확산돼 제주행 관광객이 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에 일부 특급호텔은 신혼부부들로 '반짝특수' 조짐이다. 서귀포 중문관광단지 제주신라호텔(429실)의 경우 매일 20여건의 신혼관광 문의가 이어져 올 1월 중 객실예약률은 60%를 웃돌았다. 지난해 1월 예약률 52%를 넘어선 것. 제주롯데호텔(500실)도 지난해 하루 4~5건에서 올 10여건의 신혼부부 문의.예약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이런 반짝특수도 그리 오래가지 않을 전망이다. 제주도관광협회가 최근 국내 대도시지역 '허니문'여행객 동향을 분석한 결과 지진해일 피해지역인 푸껫.몰디브 등 지역 대신 괌.싸이판.호주 등으로 여행지를 바꾸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여행지를 국내인 제주로 바꾸는 사례는 극소수라는 분석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앞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는 신혼여행객 제주 유치를 위해 관광협회와 공동으로 대도시 순회홍보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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