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8개월째 "팔자" 행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2면

올 들어 외국인투자자의 매도공세가 이어져 외국인의 연간 주식거래 실적이 처음으로 매도 우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 들어 1월에만 거래소시장에서 1천2백8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을 뿐, 2월부터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 매도 우위를 보였다. 올 1∼9월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5조2천8백여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코스닥 시장에선 외국인의 '팔자' 공세가 상대적으로 약했지만 7월부터 확고한 매도 우위로 돌아서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순매도 행진을 했다. 이로 인해 외국인의 코스닥 거래실적은 8월까지만 해도 누적적으로 매수 우위를 보였지만 지난달에 올 들어 둘째로 많은 1천91억원어치를 순매도함에 따라 19억원의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매매 동향을 파악한 1992년 이후 처음으로 외국인의 국내 증시 연간 거래실적이 매도 우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기·전자 관련주를 집중적으로 매도해 왔는데 최근 들어선 매도세가 다른 업종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SK증권 투자정보팀 조대현 연구원은 "최근엔 은행주에 이어 홈쇼핑주를 비롯해 소비 관련주에 대한 매도 공세가 심화돼 관련주의 주가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며 "이는 최근 한국의 소비자기대지수가 4개월 연속 하락한 데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내수 소비가 급격히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차진용 기자

chajy@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