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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 외교서 밀릴라 …' 중국, 지원액 계속 늘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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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남아시아 지진해일(쓰나미)과 관련, 강대국들의 치열한 '구호 외교' 경쟁에 중국이 뒤늦게 가세했다고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AWSJ)이 10일 보도했다.

중국이 미국.일본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원 규모가 왜소해 보인다는 자체적 판단에서다. 지원금 액수로 볼 때 호주 8억1000만달러, 일본 5억달러, 미국 3억5000만달러 등인데 비해 중국은 8300만달러에 불과하다. 또 미국이 항공모함을 포함한 군함 20척과 병력을 보낸 데 비해 중국은 소규모 의료팀을 몇차례 파견한 정도다.

◆ "우리는 인심 후한 대국"=쓰나미가 발생한 다음날인 지난해 12월 27일 중국이 발표한 지원금은 260만달러. 그나마도 식량.텐트.담요 등 물품을 포함한 것이었다. 그러자 중국이 이웃 국가들을 구호하는 데 소극적이라는 해외 언론의 비난이 잇따랐다. 중국 외교부는 부랴부랴 고위관계자 회의를 소집했다. '구호 외교'에서 밀릴 경우 중국의 대외 이미지에 타격이 올 것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결국 중국은 프랑스와 영국이 각각 1억달러와 9000만달러를 내겠다고 한 31일 중국으로서는 사상 초유의 액수인 6000만달러를 추가로 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의 노력은 곧 빛이 바랬다. 미국이 당초보다 10배 증액한 3억5000만달러를, 일본이 5억달러라는 거액을 내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중국은 다시 액수를 늘렸다.

지난 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를 보내 2000만달러를 추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스리랑카의 채무탕감도 덤으로 얹어 '씀씀이 후한 대형(大兄)'의 이미지를 부각하려 애썼다.

AWSJ는 "중국 공산당 선전부는 최근 자국 언론들에 중국의 구호 노력을 대서특필하라는 보도지침까지 내렸다"고 전했다.

◆ 민간.기업 모금 열기 후끈=AWSJ는 10일 별도의 기사에서 1980년대 아프리카 기아돕기 모금 이래로 중국 민간.기업의 기부 열기가 사상 최고라고 보도했다. 현재까지 모인 돈은 1500만달러. 일반인의 기부 대열도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국 적십자사는 14일 휴대전화로 모금하는 서비스가 개시되면 일반인의 기부가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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