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에 밑줄 쫙… '홈 스쿨링'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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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 사진 위부터 가베세트,영어와 친해지는 사운드북,돌멩이 색칠하기 교재.

'아이와 함께 공부를' 집에서 학습 교재로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는 부모가 점차 늘고 있다. 사교육비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여 가계에 보탬이 되고, 아이와의 잦은 접촉을 통해 부모 자식 간의 정(情)을 도탑게 하겠다는 부모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사교육비가 집안 살림에 부담을 준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무용.미술.음악 학원 등 갖가지 학원에 겹쳐 보내는 것이 예사였다. 학원을 많이 보낸다고 해서 항상 학습 능률이 오르는 것은 아니다. 부모의 교육 수준도 높아져 수준 높은 가정학습이 가능해졌고 최근 주5일제 근무가 정착돼 맞벌이 주부도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한국형 홈 스쿨링'이 최근 뜨고 있다. 미국에서 '홈 스쿨링'은 산간 오지에 사는 가정의 어린이가 일주일에 25시간 미만의 정규 학교 수업을 받고, 나머지는 부모에게서 배우는 대안 교육을 말한다.

그러나 한국에선 사교육비를 아끼는 차원에서 부모가 취학 이전 아동을 직접 가르치는 것으로 뜻이 바뀌었다. 이런 트렌드에 맞춰 교육용품 업계는 발 빠르게 관련 상품을 내놓고 있다. 예전의 아동교재는 값 비싼 전집류가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는 낱개로 만든 교재들이 나오면서 부모의 부담이 많이 줄었다.

◆부모의 참여를 강조한다=요즘 나온 교재는 가이드북이나 활용법을 담은 책이 포함된 게 많다. 부모가 아이에게 교재의 내용을 직접 가르칠 수 있도록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 교육방송(EBS)이 제작한 어린이 영어 학습 비디오 '고!고!기글스'(옥션.1만5300원)는 부모용 가이드북이 들어 있어 아이가 시청한 뒤 관련 놀이를 통해 학습 효과를 높이는 방법을 자세히 알려준다. 유아교육 회사 한솔이 운영하는 '재미나라'(www.jaeminara.co.kr)는 2~7세 어린이가 부모와 함께 컴퓨터를 통해 한글.영어.산수.동요 등을 배울 수 있는 사이트다. '부모방'을 따로 둬 아이의 학습 상태를 알려주면서 그에 따른 보충교재도 추천해준다. 인터파크(www.interpark.com)는 재미나라 12개월 사용권을 4만9000원에 팔고 있다. 0~3세용 학습 비디오 '베이비 아인슈타인'에는 내용과 관련된 이미지가 그려진 낱말 카드도 들어 있다. 카드 뒷편은 부모가 아이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방법이 적혀 있다. 예를 들어 숫자 1 카드엔 '네 코가 몇 개지' 등이 적혀 있다.

◆교재 형태가 다양하다=책 형태에서 벗어나 오감을 충족시키도록 하는 교재가 많다. '손가락 인형'은 부모와 함께 또는 아이 스스로 헝겊으로 된 손가락 인형으로 연극을 할 수 있는 인형과 구연동화 테이프로 짜여 있다. 동화의 내용을 말하거나 더 나아가 독창적으로 이야기를 꾸밀 수 있어 언어를 배우는 데 도움이 된다.

과학에 대한 이론과 실험을 직접 할 수 있는 '가우스아이' 시리즈도 인기다. 아이의 나이와 수준에 따라 세 단계로 나눠졌으며 단계별로 과학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과학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 '매직캐슬의 벽걸이형 수 익히기','…색상 익히기','…동물 익히기' 등은 사물과 수.색상.동물 등을 헝겊 칠판에 붙였다 떼었다 하면서 배우는 도구다. 인체에 해롭지 않은 재질로 만들었다.

◆놀면서 배운다=지루하고 딱딱한 내용에서 벗어나 놀면서 배울 수 있도록 만들어진 용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유아놀이 비디오 '방귀대장 뿡뿡이'는 아이들에게 놀이를 통해 이빨 닦기.세수 하기 등의 올바른 생활 습관을 알려주면서 음악성.표현력.감성을 키워준다. 아이들은 비디오 화면을 보고 따라 하면서 저절로 배울 수 있도록 했다. 넥서스 주니어의 '클러츠' 시리즈는 세상에서 제일 큰 비눗 방울 만들기, 보디 페인팅, 구슬 액세서리 만들기 등 아이들이 하고 싶어하는 놀이를 직접 해볼 수 있도록 만든 책이다. 만드는 방법을 설명하는 책과 재료가 한 세트로 돼 있으며, 책 속엔 각종 과학 지식과 상식이 들어있다. 에리즈 면도 세트(9만2000원)와 미니 테팔 주방용품(4만2000원.이상 신세계닷컴)은 어린이가 어른의 생활을 실제로 체험할 수 있는 교재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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