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의 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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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경기둔화·소비위축에 대한 우려로 의류 업종에 대한 비관적 시각이 많은 가운데 한섬·FNC코오롱·F&F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 종합주가지수가 곤두박질하는 와중에도 FNC코오롱은 오름세를, 한섬·F&F는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타임옴므·시스템(한섬)▶헤드·잭니클라우스(FNC코오롱)▶엘르·시슬리(F&F) 등 브랜드 가치가 높은 상품군을 대거 보유하고 있어 소비 심리가 한풀 꺾여도 비교적 많은 수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당초 의류업은 월드컵 특수에 따른 스포츠웨어 매출 증가와 외국인 관광객 증가, 그리고 주5일제 근무 확산 등으로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호황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6월 이후 소비 심리가 둔화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점점 불어나는 가계 대출과 체력이 크게 떨어진 주식시장도 하반기 의류업의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대신경제연구소의 정연우 연구원은 25일 의류업에 대한 투자 의견을 올해 초부터 유지했던 '매수'에서 '중립'으로 한 단계 낮췄다.

부국증권의 이미현 연구원도 이날 "지난해 3분기 이후 빠르게 좋아졌던 소비 심리가 7월 이후 둔화되고 있어 의류업종의 전반적 실적은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고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한섬 등 의류업체 3인방의 사정은 다르다.

정연구원은 "소비의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면서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명품' 대접을 받는 한섬과 FNC코오롱, F&F의 매출은 오히려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일투자증권의 홍성수 연구원은 "한섬은 올해 하반기 매출액·영업이익이 각각 8백35억원, 2백20억원으로 상반기에 비해 12.8%,20.1%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봉제의복제조업의 평균(12%가량)을 웃돌면서 2003년까지 견실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주주들이 투자한 돈을 굴려 계속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는 의미다.

<그래프 참조>

이와 관련, 동원증권의 송계선 연구원은 "특히 FNC 코오롱은 경쟁 의류업체들과는 달리 ROE가 상승하기 시작하는 때여서 주가 상승의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준술 기자

jso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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