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보유 현금 500억 무상 증자 등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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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국내 인터넷업체들이 안고 있는 큰 문제 중 하나는 돈을 벌어들일 수익사업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코스닥 시장에서 상당수 인터넷업체들의 주가가 바닥권에서 맴도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인터넷 커뮤니티업체인 네오위즈는 사정이 다르다. 2000년 말 유료화에 나선 '아바타(사이버 세상의 분신)' 부문의 매출이 지난 5월부터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1∼4월 평균 12억원 가량의 매출(광고 제외)이 5월 20억원, 8월에는 30억원까지 늘어났다.

네오위즈 박진환(31·사진)사장을 만나 향후 성장전략·주가 관리 방안 등을 들었다.

-실적이 좋아지고 있는데 그 비결은.

"네티즌들이 커뮤니티 사이트(동호회 사이트) 세이클럽의 서비스 수준을 긍정적으로 평가해준 것 같다. 세이클럽 평균 동시사용자 수가 지난 3월 6만4천명에서 9월말에는 20만명까지 늘었다. 세이클럽 가입자들이 다른 포털업체 사이트보다 '로열티(충성도)'가 높아 한번 접속해 이용하는 시간(듀레이션 타임)이 평균 33분이나 되고, 지속적으로 아바타를 구매하는 점도 매출 증가의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매출이 아바타에 편중돼 있는 것 아닌가.

"전체 매출에서 아바타 부문의 비중이 80%대이므로 그렇게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끊임없이 변신하고 있다. 2000년 전체 매출액에서 92%를 차지했던 '원클릭(전화선을 이용한 인터넷접속 서비스)'의 매출이 지난 6월 8.7%까지 떨어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앞으로 돈이 안되는 사업은 떨어내고 돈이 되는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향후 수익 창출이 가능한 사업은.

"지난해 9월 게임업체 엠큐브를 인수해 지난 1월부터 세이클럽 사이트를 통해 무료 게임서비스를 하고 있다. 현재 게임 동시 이용자가 10만명이나 된다. 10∼11월에 일부 서비스를 유료화할 방침이다. 그럴 경우 든든한 수익원이 될 것이다. 휴대전화와 세이클럽 사이트를 연계한 사업도 준비 중이다."

-인터넷업체들이 아바타 등 유사한 사업에 뛰어들고 있어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인력 수준이나 서비스의 질을 감안할 때 다른 업체들이 우리의 아바타 서비스 경쟁력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올들어 주가가 40% 가까이 떨어졌다.

"코스닥시장 침체와 인터넷업체에 대한 불신 탓이다. 현재 우리 회사가 보유한 현금이 5백억원인데 시가총액은 7백억원대다. 주가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자본금(15억원)이 너무 적어 기관·외국인이 매수를 꺼리고 있다.

"회사에 자금이 많이 있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무상증자를 할 것이다.또 주주이익을 우선 고려하는 차원에서 자사주 소각·배당 등도 검토 중이다."

하재식 기자 angelh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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