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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노트] 영화예매권 구입은 일수불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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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예매 취소.변경이 불가능한 예매권이 있을까.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지만 실제로 그런 예매권이 있다.

지난 8일 주말을 맞아 인터넷 예매 포털 사이트인 티켓링크에 영화예매권으로 영화를 선택하고 극장에 나갔다. 일단 기자가 실수했다. 8일 대신 9일 날짜로 영화를 예약한 것. 극장에 좌석도 남아있고, 시간도 충분해 티켓링크에 전화를 걸어 시간 변경을 요청했다.

하지만 상담원은 뜻밖에 '예약변경 불가'를 통보했다. 예매권에 기록된 예매권 번호.비밀번호는 입력 순간 없어지기 때문에 손을 쓸 수 없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불만 접수센터, 예매권 전담 직원을 잇달아 접촉했지만 대답은 똑같았다.

영화예매권은 일반 기업.영화사 등에서 단체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사이트 자체에서도 각종 이벤트에 참가한 답례품으로 회원들에게 나눠주기도 한다. 담당 직원은 "영화예매권을 2년 전부터 판매했다. 종종 불만이 제기되지만 시스템상 어쩔 수 없다. 올해부터 서비스를 개선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티켓링크는 자칭 '대한민국 No.1 실시간 예매 포털'. 홈페이지를 뜯어보니 "예매권을 사용하여 영화를 예매하신 후에는 취소나 변경이 불가능하오니 신중하게 선택하시기 바랍니다"고 적혀있었다. 다른 영화 포털인 nkino에도 동일한 내용의 안내문이 실려있다. 반면 또 다른 영화 포털인 맥스무비는 영화예매권 예매 변경은 어렵지만 취소 후 재예매는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기술상의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혹시라도 판매된 예매권에 대해선 신경 쓰지 않겠다는 배짱은 아니었는지. 티켓링크 대표전화에선 '국내 유일의 실시간 예매''서비스 개선' 등의 문구가 흘러나왔다. 그러나 그곳에선 'IT 강국''영화 강국' 한국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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