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존층 회복 조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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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태양광선에 포함된 자외선을 흡수해 지구의 생명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오존층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독일 dpa 통신은 16일 파리에서 발표된 과학자들의 보고서를 인용해 대기 중의 오존층을 파괴하는 화학물질의 농도가 이미 정점에 이르렀거나 감소 추세에 있다고 보도했다.이 보고서는 1987년 몬트리올 협약이 체결된 후 4년마다 한 번씩 오존층의 상태를 평가해 작성하는 것이다.

몬트리올 협약은 오존층을 파괴하는 프레온가스(CFC·염화불화탄소) 등의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마련된 국제적 약속이다.이 협약에 가입한 선진국들에는 냉장고·에어컨의 냉매제,헤어스프레이용 분무제 등으로 사용되는 프레온 가스의 제조가 금지됐다.개발도상국들의 경우 프레온가스의 생산·소비를 2005년까지 50%,2007년까지 85%를 줄여야 하는 의무가 부과됐다.

보고서는 "대기권 하층부인 대류권의 프레온 가스의 농도가 점차 엷어지고 있으며,대기권 상층부인 성층권의 프레온 가스 농도는 정점에 이르고 있다"며 "이로 인해 남극 상공의 오존층 구멍이 80년대에 급속히 팽창했으나 90년대 들어서는 그 속도가 크게 둔화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의 작성자인 게라드 메기는 "연구 결과는 몬트리올협약이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확인시켜주고 있다"며 "앞으로 10년 내에 오존층이 회복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만약 각국 정부가 몬트리올협약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는다면 오존층의 회복이 무산될 것"이라며 "몬트리올협약 준수만이 지구 환경을 지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나이로비 주재 유엔환경계획(UNEP)과 세계기상기구(WMO)에서 나온 보고서도 "앞으로 10년간 오존층의 파괴 현상은 여전히 위태로운 수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외선을 95% 이상 차단하는 오존층이 없다면 강력한 자외선이 직접 지표에 도달해 식물의 성장을 방해해 생태계를 심각하게 파괴할 뿐 아니라 인체에 피부암을 일으킬 수 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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