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건강식품 선진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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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건강보조식품·기능성식품이라면 마치 길거리 약장수들이 파는 사이비 식품이나 의약품 취급을 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이번 기회에 그런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 싶어요."

풀무원 남승우(50·사진)사장은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한국건강보조·특수영양식품협회가 주최한 '제1회 건강기능식품 박람회 및 학술세미나'에 대한 기대가 남다르다. 이 행사는 13일부터 나흘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南사장은 5년 전 협회장 취임 이후 '건강기능식품법'을 만들기 위해 정부·학계와 수시로 접촉하고 한의사협회 등을 설득하는 등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법이 국회 의결을 거쳐 지난달 말 공표됐고 내년 8월 말부터 본격 시행된다.

이를 기념한 박람회인 만큼 南사장은 이번 기회에 기능성식품의 효능과 장단점이 제대로 알려지기를 기대한다.

"세계 기능성식품 시장은 연간 1천2백억달러(약 1백40조원)에 이르고 국내 시장도 1조5천억원에 이를 정도로 발전 가능성이 무한한 부문이죠. 특히 한약재 등 천연 원료에 대한 자료와 연구가 많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조금만 노력하면 세계 기능성식품을 선도할 선진국이 될 수 있습니다."

내년에 법이 시행되면 기능성식품에 대한 허위·과장 광고에 대한 법적 처벌이 강화되고, 평가방법도 세분화돼 소비자는 좋은 제품을 더 저렴하게 구입할 기회가 많아진다고 南사장은 설명했다.

이처럼 기능성식품에 대한 강한 애착은 풀무원의 성장과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풀무원은 南사장의 경복고 동기인 원혜영 부천시장이 1981년 서울 압구정동에 연 40여평의 야채가게가 모태가 됐다. 풀무원이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당시 현대건설에 다니던 南사장이 집을 담보로 해 1억원을 지원했다.

그러나 사업은 갈수록 힘들어지기만 했다. 결국 南사장은 84년 초 현대를 사직하고 풀무원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그때부터 南사장은 풀무원의 대표상품인 콩나물·두부 제조에 이어 효소를 이용한 기능성식품을 내놓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대박을 터뜨렸다.

南사장은 "81년 시작한 콩나물 등 생식품 사업이 이익을 낸 것이 98년이었던 점에 비하면 기능성식품의 성장세는 놀라울 정도"라며 "풀무원이 야채가게에서 연간 4천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회사로 성장한 데 기능성식품이 큰 역할을 했던 것처럼 이 분야는 한국 바이오산업의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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