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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권위 한국오픈 회원들이 지켜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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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대한골프협회가 지난해 발간한 『한국골프 100년』에 따르면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는 민간인 회원들이 출범시켰다.

당시 연덕춘 외에는 프로가 없던 한국의 상황을 안타까워하던 이순용·홍진기·이호·민복기씨(이상 무순) 등 서울컨트리구락부 회원들이 선수 육성을 위해 1958년 만들었다. 그 결과 홍덕산·박명출·김학영·김만복·한장상 등 한국 프로골프계를 이끈 선수들이 배출됐다.

서울컨트리구락부는 70년 이 대회를 대한골프협회로 이관했다. 한국오픈은 발전을 거듭해 82년부터 아시안투어 대회로 격상하는 등 국내 골프대회 중 가장 오래되고 권위있는 대회로 성장했다.

서울컨트리구락부는 이후 한양컨트리구락부와 합병해 36홀 규모의 현 서울·한양컨트리클럽으로 변화하며 2천6백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한국오픈의 45차례 대회 중 한양골프장이 12회, 서울골프장이 18회를 유치한 것도 바로 대회 창립의 취지를 살리려는 회원들의 뜻이었다.

그러나 최근 골프장 부킹난이 계속되면서 한국오픈은 그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한번이라도 더 라운드를 하기 원하는 회원들의 요구로 주최측은 골프장을 5일간밖에 임대할 수 없었고,출전 선수들은 연습라운드를 하는 데 큰 애를 먹었다.

대회 후원사인 코오롱과 대한골프협회는 내년에 대회를 다른 골프장으로 옮기는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처럼 대회를 치르면 국제적 망신을 자초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서울·한양컨트리클럽의 2천6백명 회원이 일치 단결해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이 마스터스 대회를 지키고 있는 것처럼 한국오픈을 지켜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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